19점 득점하며 본선 진출 이끈 이정현 |
(부산=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남자농구가 까다로운 중동 국가를 상대로 2연승을 따내며 '우물 안 개구리'라는 달갑지 않은 오명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2차 리그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88-67로 크게 이겼다.
8승 2패를 기록한 한국은 남은 시리아, 레바논과의 두 차례 원정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2019년 8월 중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끊었다.
11월 29일 레바논을 상대로 84-71 역전승을 거둔 우리나라는 안방에서 중동팀들을 상대로 2연승을 기록했다.
한국 남자농구는 1998년 세계선수권 출전 이후 한동안 국제무대에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올림픽은 아직도 1996년 애틀랜타 대회가 마지막 본선 출전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전력이 급상승한 이란, 레바논, 요르단, 카타르 등 중동세에 밀려 아시아선수권이나 아시안게임에서 입상권에도 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5위, 2009년 아시아선수권 7위, 2015년 아시아선수권 6위 등의 기록이 한국 남자농구의 '흑역사'로 남아 있다.
그러나 한국은 최근 오세근(인삼공사), 이정현(KCC), 김선형(SK) 등 포지션별 에이스급 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우고 라건아(현대모비스)의 귀화로 전력을 강화해 다시 아시아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 3위에 오르며 분전한 한국 남자농구는 올해 아시안게임 동메달로 2014년 인천 대회 금메달의 영광을 잇지는 못했지만 최근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 농구, 월드컵 2회연속 본선행 |
이날 요르단을 상대로 3점 슛 3개를 포함해 19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린 이정현은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홈에서 월드컵 진출을 확정해 기쁘다"며 "준비를 잘 해서 앞으로 남은 경기도 잘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경기 장소였던 부산 사직체육관은 한국 남자농구가 2002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영광을 만들어낸 곳이기도 하다.
이정현은 "그때는 TV로 중계를 봤는데 이런 장소에서 이겨 더 의미가 크다"며 "국내에서 이런 경기를 자주 한다면 농구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그는 "9월 고양 경기 때는 관중이 많이 안 오셔서 선수들이 충격을 받았을 정도였는데 오늘은 선수들이 스스로 소셜 미디어에 홍보 글도 올리면서 팬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사직체육관에는 3천132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물론 야구나 축구와 같은 인기 종목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점차 농구 A매치에도 팬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수치였다.
김상식 대표팀 감독 역시 "농구 인기가 많이 침체한 상황에서 이런 승리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고, 이정현 역시 "더 많은 팬 앞에서 한국 농구의 경쟁력을 입증해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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