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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하노이 NOW] 티켓으로부터 선수단을 지켜라…박항서의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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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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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초부터, 박항서 감독의 '특명' 그 비밀이 풀린다.

[스포티비뉴스=하노이(베트남), 취재 조형애, 영상 한희재·김태홍 기자]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먼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2018 '티켓'에 관한 이야기다.

하이 안 베트남축구협회 사무국장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축구의 나라"라 외치는 베트남의 최근 뜨거운 화젯거리는 단연 스즈키컵이다. 일명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의 동남아 내 인기는 실로 월드컵 그 이상이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안게임에서 4위에 오른 터라 기대에 부풀어 있다. '2008년 이후 10년만에 우승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중이다.

베트남이 속한 A조 조별리그 2차전 말레이시아전 티켓은 동이 난지 오래. 인터넷 예매는 오픈된지 얼마 되지 않아 매진됐고, 암표라도 구하기 위한 이들이 미딩 경기장을 꾸준히 찾고 있다. 대표팀의 호재 속, 말레이시아전 암표도 소위 말해 급이 다르다.

■ 경기 당일에도…"티켓 좀 구해줘" 선수들 곤욕

■ 박항서 감독 2018 대회부터는 '근절' 교육

■ "경기에만 집중하도록"…논의 마친 베트남축구협회도 '좋아요'

현지인 말을 빌리는 편이 이해가 빠를 법하다. 통역을 잠시 도와 주었던 팜 티 란 타잉 씨는 말레이시아와 경기는 주목도가 다르다고 했다. "라오스, 캄보디아와 경기는 주목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태국, 말레이시아는 우리 라이벌이죠!". 하지만 베트남 축구팬이라고 늘 관대하진 않단다. "4만 동(약 2,000원)이라도 관심 없으면 안 사요. 그런데 이번 말레이시아전은 80만 동(약 4만원)에 암표가 거래되는 것 같아요. 제 친구는 2장에 150만 동(약 7만 5,000원)에 샀대요."

이럴 땐 '지인 찬스'가 최고로 여겨지는 건 베트남도 똑같다. 문제는 그 지인이 선수 당사자일 때, 구해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에 경기 당일까지 연락에 연락을 한 게 역사가 꽤 됐다는 사실이다.

박 감독은 '웃픈' 역사를 손수 끊어낸 사실을 전하며 웃었다. "한 가지 재밌는 이야기는…"이라면서 교육을 단단히 시켰다고 했다.

"우리 선수들이 입장권(을 구해달라는 부탁) 때문에 시합 당일도 집중이 안된다는 거예요. 구해달라고 하니까. 한국(전지훈련)에서 미팅하면서, 선수들에게 교육을 시켰습니다. 규칙을 정해서 이때부터는 못한다고요. 집중할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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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은 꼼꼼한 편이다. 이미 베트남축구협회와도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끝냈다. 하이 안 사무국장은 '티켓 구해주기 근절'에 대해 아느냐는 질문에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의논을 했다"고 말했다.

"선수들 친구, 가족이 티켓을 달라고 요청하는 전화가 너무 많이 걸려와서 경기 자체에 집중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전례가 있습니다. 그래서 박항서 감독과 논의를 해서 지난 13일, 화요일 이후로는 그 어떤 티켓팅 요청도 받지 못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당연히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죠."

하이 안 사무국장에게 박 감독의 요청은 놀라운 것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U-23 챔피언십에서는 선수들의 집중을 위해 더한 일(?)도 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회에서 선수들의 부모님이 경기 '직관'을 위해 중국으로 오고싶다는 의사를 표했습니다. 그런데 박항서 감독은 '내일이 준결승전이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생각해 달라'는 말을 해 부모님들께 베트남에서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부모님이 오게 되면 경기를 준비하는 데 있어 방해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을 고려했던 거죠. 박 감독은 경기 외 방해요소를 없애는 분이세요."

'티켓 좀'을 외치며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리는 일은 더이상 베트남 대표팀에 없다. 울리더라도 당당하게 거부할 명분이 선수들에겐 생겼다. '감독님이 절대 안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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