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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인터뷰①] 한지민 "아동학대, 오래 기억되게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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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미쓰백`으로 역대급 강렬한 변신에 성공한 한지민. 제공|리틀빅픽쳐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작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하지만, 그럼에도 비슷한 패턴의 연기를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그때마다 새로운 캐릭터, 변화에 대한 갈증을 느끼죠. 사실 ‘미쓰백’은 그런 이유보다도 ‘아동 학대’라는 아픈 소재를 따뜻한 위로의 시선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꼭 하고 싶었어요.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도전의 경험까지 쌓으며 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더 큰 도전도 가능케 한, 용기를 준 작품이에요.”

오늘도 성장 중인 배우, 한지민(37)이다. 원톱 주연 영화 ‘미쓰백’(감독 이지원)으로 데뷔 이래 가장 강렬하게 변신한 한지민은 개봉전 인터뷰에서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어떻게 보셨어요?” “불편하진 않으셨어요?” “제 모습이 어색하진 않았고요?”라며 쉴새 없이 걱정 섞인 질문을 던지는, 오랜 경력에도 여전히 신인 같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영화 공개 후 실제 모습과는 정반대의, 상처투성이에 거칠고 차가운 캐릭터로 놀라움을 안긴 그는 “어려웠다”는 말 대신 “행복했다”며 ‘미쓰백’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미쓰백’은 어린 나이에 스스로를 지키려다 전과자가 돼버린 뒤 세상에 등을 돌린 채 살아가는 백상아가 본명을 스스로 거부한 채 ‘미쓰백’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녀의 과거를 알고 있는 형사 장섭(이희준 분)이 항상 곁을 지켜주지만, 세상 그 누구도 믿지 않고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살아가는 ‘미쓰백’은 자신과 어딘가 닮아있는 듯한 학대받는 소녀 지은(김시아 분)을 만나 본능적으로 그를 지키려 한다.

“대중이 생각해주는 이미지가 다소 과대포장 돼 있는 부분이 있다”며 수줍게 운을 뗀 한지민은 “‘나를 이렇게까지 생각하는구나’라고 느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전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라고 말할 순 없다. 그보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을 잘 표현해내야 이런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여겼다. 단지 걱정과 우려 때문에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을 안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극심한 갈증을 느끼긴 했지만, ‘미쓰백’을 꼭 변신만을 위해 택한 건 아니에요. 상아나 학대받은 아이 지은 같은 이들이 우리 사회 어딘가에 있을 것 같아 이들을 진심으로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런 사회적 이슈를 영화로 만들고 보여줬을 때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하고, 오래도록 기억해준다는 점에서 꼭 잘 해내고 싶었죠. 당장은 가슴이 아프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게 되는 이슈니까요.”

역할을 위해 거친 피부 분장과 강렬한 탈색 머리, 짙은 립스틱 등 파격적인 외모 변화뿐만 아니라 내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단다. 한지민은 “기본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빛 시선 자체가 삐딱한 사람이다 보니 표정을 항상 찡그리고 있게 되더라. 모든 면에서 상아가 되려다 보니, 어느새 주름도 생기고 표정도 어둡고 분위기도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침을 찍 뱉고,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백상아의 시그니처 자세로 설정했어요. 그리고 그런 백상아의 행동들이 저로 인해 관객들에게 이질감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숙제였죠. 오프닝부터 강한 모습들이 나오기 때문에 처음에 불편함이 좀 느껴지더라도 5분, 10분 안에 관객들을 극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몰입이 안 되면 실패가 되겠구나’ 싶어 꽤 오랜 시간 고민하고 연구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특히 담배를 피우는 신에 대해서는 ‘밀정’의 덕을 제대로 봤다고. 그는 “짧은 신이긴 하지만 감독님께서 ’담배를 진짜로 피웠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 때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걱정도 컸지만 막상 연기할 때는 너무 재미있었다. 안 해 본 것들을 해보고, 나에게 없는 모습들을 찾아내고 끌어 올리는 작업들이 정말 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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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백` 한지민은 아동학대라는 이슈를 오래도록 기억되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공| 리틀빅픽쳐스


극 중 격렬한 몸싸움에 대해서도 “‘왜 이제와서 했나’ 싶기도 하고 신선한 경험이었다”며 호탕하게 웃더니 “상대 배우의 에너지가 워낙 좋았고, (이야기 전개상)그간의 쌓아온 감정이 있다 보니 ‘컷!’ 하면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만약 내 아이를 누군가 그렇게 했다면’이라는 마음에 큰 충동이 있을 것 같더라. 그런 마음으로 싸웠다”고 설명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새롭게, 진심을 담아 뛰어 들었어요. ‘미쓰백’을 통해 제가 하고 싶었던 말, 전하고 싶은 진심을 관객 분들이 조금이라도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저의 새로운 모습에 어색해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요.(웃음) 흥행 욕심도 조금은 생기네요. 너무 많은 분들이 쏟아 부은 열정도 있고, 여배우가 주인공인 영화가 좀 더 힘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도 크고요. 불편한 현실을 담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피하려고 하지 말고 함께 보고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인터뷰②에 계속)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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