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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수상스키 슬라롬 간판 장태호 "훈련장 멀어 제일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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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국 수상스키 슬라롬 종목의 간판 스타 장태호가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고 있다. 제공 | 장태호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한국 수상스키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는 장태호(20·고려대)가 마침내 성인무대에 입성해 14일 군산 옥산저수지에서 벌어진 전국체육대회 슬라롬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슬라롬은 경기장에 띄워놓은 입·출구 부이 4개와 턴 부이 6개를 왕복해서 돌며 실수할 때까지 기량을 겨루는 종목이다. 국제공인 출발속도는 남자가 시속 58㎞, 여자는 55㎞지만 국내 대회에서는 49㎞, 46㎞로 출발한다. 이 속도에서 실수 없이 코스를 통과하면 시속 3㎞씩 속도를 높여가면서 최대속도인 58㎞, 55㎞까지 도전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가 되면 그때부터 로프를 18.25m에서 16, 14.25, 13, 12, 11.25m 순으로 줄여가며 기량을 겨룬다. 경기능력을 판정하는 기준은 선수들이 회전하며 도는 부이의 개수와 속도, 로프 길이다.

국내에서는 로프길이 11.25m가 ‘마의 장벽’으로 통했다. 그런데 올해 그 벽을 갓 성인무대에 뛰어든 장태호가 무너뜨렸다. 장태호는 코리안컵 전국대회에서 로프길이 10.75m로 1.5부이(경기정 속도 58㎞)를 기록했다.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고 예상대로 종합점수 54.50점으로 조범근(강원·52.50점)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고교 1학년 때부터 태극마크를 다는 등 기록상으로는 이미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했지만 그는 “그래도 전국체전은 처음이라 긴장이 많이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동안 훈련한 것만 제대로 보여주자는 마음이었다.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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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호(가운데)가 전국체육대회 수상스키웨이크보드 슬라롬 종목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 | 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장태호는 “로프 길이를 줄이려면 키가 클수록 유리하다. 서양 선수들이 동양 선수들에 비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그래서다. 그런데 나는 키가 172㎝로 작은 편이다. 신체적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남들보다 배로 훈련을 해야 했다.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힘을 쓸 수 있는 근육을 키우기 위해 훈련 방법에도 변화를 준 것이 올해 좋은 결과를 낳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때 취미로 시작해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로 나섰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탓에 처음엔 성적이 좋지 않아 자존심이 무척 상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파고들었던 것 같다. 훈련장까지 운전하는 수고를 해주시고 전문가들보다 더 열심히 자세를 연구하고 도와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장태호는 “레저로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있지만 경기를 위한 훈련을 할 수 있는 장소는 제한적이다. 춘천이나 원주, 영광 등 지방에 주로 있어 수업을 병행하면서 훈련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수업을 끝내고 훈련장까지 가면 해가 저물 무렵이라 한두번 타보고 훈련을 끝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게 제일 힘들었다”며 선수들이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랐다. 그는 이어 “아직 스물이다. 더 열심히 기량을 갈고 닦아 50위권인 세계랭킹을 10위 내로 올리고 싶다. 아시아 랭킹은 1위지만 아직 세계 수준과는 차이가 있어 갈 길이 멀다”고 더 먼 곳을 바라봤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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