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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데스크가 만난 사람] "물살 가르며 호연지기를..." 장인화 회장의 수상스키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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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장인화 회장이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 | 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스포츠서울 박현진 체육부장] 한국 수상스키·웨이크보드는 지난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스포츠계의 변방을 맴돌던 수상스키가 당당히 전국체육대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기 때문이다. 수상스키는 레저스포츠로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경기 스포츠로는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종목이다. 1979년 협회가 창립되고 1992년 대한체육회 정가맹 단체로 등록됐지만 스포츠 종목으로 ‘공인’받기까지는 무려 38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2013년부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 수상스키의 전국체전 시범종목 참가부터 지난해 정식종목 채택까지 쾌거를 진두지휘한 주인공이 바로 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장인화 회장(55)이다.

제99회 전국체전이 한창인 가운데 두 번째로 전국체전을 치러낸 장 회장을 만나 한국 수상스키가 꾸는 꿈을 들여다봤다. 수상스키계의 혁명적인 변화를 끌어낸 장 회장은 “정식종목의 꿈을 이루기는 했지만 아직 고등부는 시범경기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선수층을 더욱 강화해 하루빨리 고등부도 정식종목으로 만들겠다. 학교체육으로 활성화해 다음 세대를 양성해야 한다”며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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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장인화 회장이 한국 수상스키의 밝은 미래를 전망하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제공 | 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건실한 중견 기업을 이끌고 있는 기업인이 어떻게 수상스키와 인연을 맺게 됐는지 그 배경이 궁금하다.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나.
특별히 수상스키와 인연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협회에서는 수상스키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었다. 체육계와 재계에서 꾸준히 활동하면서 지식과 경험을 축적한 사람을 찾고 있던 과정에 내게 연락이 왔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겠다 싶어 수락했다. 그렇게 맺은 소중한 인연이 벌써 6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에 앞서 대한장애인체육회 부회장과 대한장애인사격연맹 회장 및 부산육상연맹부회장 등을 역임했고 지금은 대한체육회 이사도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이후 부산시체육회 집행부가 재구성되면서 수석 부회장으로 취임했으니 체육계와의 인연이 남다른 것 같다.

- 수상스키의 장 큰 매력이라면 어떤 점을 꼽을 수 있을까?
21세기는 레저스포츠의 전성시대다. 그 중에서도 해양스포츠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종목이 바로 수상스키다. 자연과 벗 삼아 보트가 이끄는대로 끌려가면서 맞저항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운동량이 상당하다. 도움닫기를 해서 공중으로 몸을 솟구쳐 찰나의 순간에 선보이는 다양한 회전동작이나 한발을 줄로 의지한 채 펼치는 온갖 묘기, 점프대를 박차고 먼 거리를 날아가는 동작들은 오랫동안 갈고 닦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들이다. 예술적 경지로 승화된 스포츠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이 모든 움직임들이 대자연 속에서 함께 호흡하고 이용하면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를 즐기다보면 자연스럽게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넓고 큰 정기가 호연지기 아닌가. 거침없이 넓고 큰 기개로 호연지기를 함양할 수 있으니 많은 분들이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에 도전해 보시기를 권한다.

- 이제 회장으로 취임한 지 만 5년을 넘어섰다. 그동안 수상스키 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텐데 가장 보람 있었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또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극복한 것이 가장 보람있었다. 아시다시피 수상스키는 저변이 넓은 종목이 아니다. 그래서 전국체육대회 같은 종합대회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전시종목으로 힘들게 전국체전에 끼어들어 활동한 지 10년 만에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 종목을 시범종목으로 만들었고 이후 4년에 걸쳐 시범종목으로 활동한 다음 5년이 되던 지난 해에 드디어 대학일반부 정식종목으로 승격했다. 협회장으로 취임하던 해에 시범종목이 됐는데 이후 협회 통합을 이뤄내고 시도회원종목 단체, 사무처와 함께 대한체육회와 시도체육회를 설득하고 또 해서 일궈낸 쾌거였다. 한국 수상스키에 있어 39년 여의 숙원을 풀어낸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그만큼 힘겹게 만들어낸 결과였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다.

- 전국체육대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의 위상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가장 피부로 와닿는 부분은 체육계의 인식 변화다. 모든 시도체육회에서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 종목을 전국체육대회 정식종목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종목에 대한 접근방식이 달라졌다. 선수들의 눈빛도 바뀌었다. 소속팀과 목표가 좀 더 명확해졌고 경기력 수준을 경쟁적으로 높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선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는 행동 패턴이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그 결과 10월 이후부터 이듬해 5월까지 비시즌 기간을 알차게 보내는 선수가 늘고 있다. 가까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는 물론 수상스키 본고장인 미국으로 해외 전지 훈련을 떠나 오랜 기간 동안 경기력을 높이고 세계적인 코치들에게 지도를 받고 돌아오는 선수들이 많다. 필요할 경우 단체훈련을 다녀오는 분위기도 있다. 덕분에 한국 수상스키는 견인로프에서 ‘마의 장벽’으로 통했던 11.25m를 깨고 세계 수준인 10m대(10.75, 10.25m)로 입성하는 쾌거를 냈다. 한국 슬라롬의 간판스타 장태호(고려대)는 올해 코리안컵 전국대회에서 10.75m 1.5부이(경기정 속도 58kph)를 기록했다. 웨이크보드 종목도 지난해 브로츠와프 월드게임에서 남자 2위, 여자 4위에 오르는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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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장인화 회장이 수상스키 종목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경기 환경과 장비를 확보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제공 | 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 한국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인 수준의 경기력을 자랑한다. 아시안게임 등 국제종합대회에 진입할 경우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한때는 수상스키가 2020년 도쿄 올림픽 후보 종목으로 거론되기도 했는데 이후로는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 진출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는지, 또 이를 위해 각종 국제기구와 어떻게 교류·협력하고 있는지 소개해 달라.
현재 국제수상스키연맹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인정종목 단계다. 올림픽 진입을 위해 IOC의 요청에 따라 연맹의 구조를 5개 대륙연맹(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체제로 개편해 활동하고 있다. 10대가 선호하는 환경친화적 스포츠인 케이블웨이크보드를 올림픽 진입에 유리한 전략 종목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올림픽 진입 전 단계로 월드컵을 매년 개최하고 있고 유니버시아드에도 정식정목으로 들어가기 위해 세계대학선수권대회를 별도로 개최한다. 전 세계스포츠계에 더욱 어필하기 위해 전통적인 수상스키 종목 외에 웨이크보드 종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진입을 위해서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서 특성화시켜 운영하고 있는 비치아시안게임 종목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수상스키연맹도 아시안게임 종목화의 비중을 잘 이해하고 있어 많은 국제대회를 개최하며 한국 중국과 함께 아시안게임 정식종목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대륙 뿐만 아니라 나머지 4개 대륙에서도 올림픽 진입을 위한 전략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뛰겠다.

- 아직은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가 접하기 어려운 ‘고급 스포츠’로 인식되는 것이 사실이다. 엘리트 선수를 육성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수상스키의 저변을 넓히고 대중화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단기적인 대책과 장기적인 구상이 동시에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어떤 복안을 갖고 있나.
17개 광역시도의 회원종목단체를 안정적으로 조직화하고 운영할 수 있게 더욱 강화시켜 가는 동시에 협회장배 전국동호인대회를 안정적으로 개최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중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수상스키교실과 클럽을 통해 스포츠의 한 흐름으로 활성화하는 동시에 수상스키를 더 즐기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등급제를 실험적으로 도입했다. 자신의 경기력 수준을 테스트받고 등급을 인정받는 ‘레벨 III’ 제도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제도가 좀 더 완벽해지면 대중화를 위한 포석으로 굳건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 한국 수상스키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경기 및 훈련 장비를 갖추는 것이다. 종목의 특성 때문에 경기나 훈련을 할 때 반드시 수면을 확보해야 하고 보트도 필요하다. 그러나 시도회원종목단체의 재정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시도체육회에서 적절한 재정지원을 통해 시도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훈련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다. 경기정과 수면 사용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다. 이 부분만 해결되면 수상스키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많은 지원과 협조를 부탁드린다.
jin@sportsseoul.com

◇ 장인화 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회장
▲출생년월일=1963년 1월1일
▲출신학교=경남고~동아대 무역학과~부산대 석사(국제통상전공)
▲경력=동일철강 대표이사(1993~)
화인인터내셔날 회장(1996~)
한국철강공업협동조합 이사장(2002)
부산육상연맹 부회장(2003~)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부회장(2004)
대통령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2005)
대한장애인체육회 부회장(2005~)
체육훈장 기린장 수상(2010.12)
부산상공회의소 부회장(2012~)
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회장(2013.5~)
대한체육회 이사(2017~)
부산시체육회 수석부회장(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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