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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8월 30일 (목요일)
□ 출연자 : 김병지 한국축구국가대표 이사장
-韓, 경기시작 7분 만에 첫 골...초반 승부주도전략 통했어
-日, 한국의 공격적이고 와일드한 플레이에 약해
-박항서 감독과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사제지간으로 인연
-지난 6월 베트남 방문 당시, 박 감독 호감 이미지 아니었어
-석 달 만에 베트남 영웅으로...비결은 베트남에 대한 ‘이해’
-경기장 안에서는 엄격하지만, 밖에서는 정이 많은 사람
-박항서 매직의 원천은 선수와의 소통에서 나오는 리더십
-아랍에미리트 戰, 박 감독 스스로도 쉽지 않을 거란 예상
-한국 결승전...여자 축구 한일전에 복수할 타이밍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조금 전에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로부터 베트남전에 대한 이야기 들어봤고요. 이 시간에는 2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의 전력 분석, 그리고 베트남을 사상 처음 아시안게임 4강전에 올린 박항서 감독, 박항서 매직이라고 하잖아요. 매력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잘해주실 수 있는, 박항서 감독과도 친분이 아주 깊은 분이시죠. 한국축구국가대표 김병지 이사장,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병지 한국축구국가대표 이사장(이하 김병지): 안녕하세요.
◇ 김호성: 이사장님이라고 부르려니까 약간 어색해요.
◆ 김병지: 저도 어색합니다.
◇ 김호성: 그냥 김병지 선수가 제 입에는 붙어서요. 어제 박항서 매직, 이것에 대한 위협적인 걱정을 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물론 승리는 우리가 했습니다만 여전히 베트남이 참 대단하구나, 이런 생각이 들던데. 어떻게 보셨어요?
◆ 김병지: 그렇죠. 베트남은 지금까지 예선전 하면서 무실점 팀이에요. 그리고 베트남은 시작할 때부터 60분만 견디면 베트남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을 테고, 대한민국은 초반 승부를 가져간다는 전략을 가지고 갔어요. 그랬는데 다행히도 이렇게 시작과 더불어서 좋은 경기를 펼쳤던 대한민국. 전략적으로 또 왼쪽 측면을 공략을 잘해서 골을 만들어내면서.
◇ 김호성: 우리 대표팀의 전술전략을 어떻게 보셨어요?
◆ 김병지: 시작과 더불어서 먼저 승리의 방정식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대한민국의 전략이 시작과 더불어서 통했습니다. 첫 골이 7분에 나왔잖아요. 가슴 졸이고 볼 만한 장면들이었는데 그래도 좀 쉽게 시작을 봤던 것 같아요.
◇ 김호성: 이승우 선수가 너무 잘해줬는데, 제가 봤을 때 두 번째 골을 만든 손흥민-황의조 콤비플레이가 참 환상적이다, 이런 생각이 들던데 어떻게 보셨는지요?
◆ 김병지: 그렇죠. 손흥민 선수는 이번 경기에서 공격도 잘했지만 팀을 위한 헌신 플레이, 또 수비 역할까지 다 해줬거든요. 그러면서 또 고비 때마다 골을 만들어내고, 어제 같은 경우에는 황의조의 골에 대한 어시스트를 했었는데 이 두 선수가 케미가 너무 잘 맞아요. 원래는 손흥민 선수가 집중적으로 골을 많이 넣을 거라 생각했는데 집중 견제를 통해서 오히려 황의조에 집중돼 있는 공간이 많이 나왔거든요. 역할론에 있어서 두 명의 선수들이 그런 케미가 잘 맞았던 경기였습니다.
◇ 김호성: 그리고 워낙 골키퍼를 하셨으니까요. 어제 같은 경우 베트남에서의 프리킥이 정말 기가 막히게 들어가던데 이럴 경우에는 김병지 선수도 못 잡는 건가요?
◆ 김병지: 그렇죠, 속수무책이죠. 일단 안쪽은 수비수를 세우면서 위에 대한 공간들은 수비수 점프를 하면서 막아내거든요. 그런데 막아냈을 때는 우리가 위기를 모면하는 거지만 점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공이 그 위로 타고 들어오면 골키퍼로선 따라가는 타이밍이라든지 시야를 봤을 때도 볼을 볼 수가 없어요. 그런데 어제 그 프리킥 골은 그런 어려움 속에서 뚫고 들어갔던 골이기 때문에 골키퍼가 막기 힘든 골입니다.
◇ 김호성: 그렇습니까. 조현우 선수는 그러나 어쨌든 월드컵 통해서 스타플레이어로 거듭났는데, 이번에도 어떻게 보셨어요?
◆ 김병지: 예선전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죠. 또 와일드카드로 골키퍼를 선택했을 때는 8강 이후의 위기관리능력을 봐서 뽑았는데, 불행히도 부상 때문에 지난 16강 경기를 못 뛰었잖아요. 그런데 고비를 잘 넘겼고. 어제 8강 경기 걱정했지만 출전하면서 존재감만으로도 디펜스 라인에 안정감을 줬던 경기력을 보여줬고. 그런 모습들이 또 공격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힘을 얻었던 조현우 선수의 서 있는 그 자체의 존재감이었습니다.
◇ 김호성: 이제 결승전이에요. 운명의 한일전. 어떤 전략으로 가야 할까요?
◆ 김병지: 일본은 아기자기하면서 패스 타이밍을 만들어 가는 축구를 하는 팀이에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축구 플러스 전방 압박을 통해서 조금 와일드한 모습들을 많이 보이는데, 일본이 이럴 때 약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요. 조금은 공격적이고 압박을 통해서 와일드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일본이 잘하는 축구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것이죠. 그러면서 파워풀한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공격에서는 득점할 수 있는 선수들이 이제는 많아졌어요. 이 선수들도 예선전보다는 지금 훨씬 더 컨디션이 상승하고 있고, 그러면서 황의조 손흥민 이승우 황희찬까지 살아나고 있으니까요. 그런다고 하면 승리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많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경기력에 정신력까지 보태진다면 우리가 승리 못할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박항서 감독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김병지 이사장께서도 인연이 각별하시죠?
◆ 김병지: 한일 월드컵 때 같이 사제지간으로 만났고요. 그 이후에 포항스틸러스 팀에 가서도 사제지간으로 만났고. 6월에 한 번 감독님이 베트남 들어오라고 해서 들어갔다 왔어요.
◇ 김호성: 그러셨어요? 어떤 이야기 나누셨어요?
◆ 김병지: 일단 들어오라고 하셨을 때 ‘야, 병지야. 내 베트남 좀 유명하다. 와서 한 번 느껴봐라’ 그러시더라고요.
◇ 김호성: 그런데 처음에는 말이죠. 베트남 분위기가 좀 시큰둥했다고 하는데, 본인으로부터 직접 전해듣는 분위기는 어땠다고 하던가요?
◆ 김병지: 처음에 정말 그랬어요. 베트남에서 감독님이 K리그에서 지휘하실 때 모습들을 1면에 실었는데 그렇게 호감 가는 이미지는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불과 석 달 만에 베트남 축구의 역사로 만들어버리셨어요.
◇ 김호성: 글쎄 말이에요. 피파 랭킹이 세 자릿수 아니었어요, 베트남은?
◆ 김병지: 지금도 세 자릿수죠.
◇ 김호성: 그런데 4강에 지금 들었단 말이에요. 그리고 어제도 보니까 졌지만 이겼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아주 굉장히 선전하더라고요.
◆ 김병지: 그렇죠. 선제실점을 당하고 나서 경기는 대한민국이 전반전에 주도했지만 그다음에 베트남이 수세에 몰렸을 때는 공격을 ~하면서 3:1 가고, 3:2 장면도 될 수 있었거든요. 만약에 그랬다면 분위기는 정말 몰랐다, 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모습들을 보여줬어요.
◇ 김호성: 그렇습니까. 박항서 리더십은 뭘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 김병지: 물론 지도력은 첫째 조건이겠지만, 제가 6월에 베트남 갔을 때에도 베트남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감독님한테 2시간 동안 들었거든요.
◇ 김호성: 그러면 사전에 참 공부 많이 하신 거군요.
◆ 김병지: 그렇죠. 베트남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베트남 국민들에 대한 생각까지도 다 알고 가셔서요. 그 자체가 지금 존경받는 이유더라고요.
◇ 김호성: 그렇군요. 지피지기예요. 결국 선수들 개개인을 알지만 선수들이 있는 나라에 대한 이해까지도 했다는 거 아니에요.
◆ 김병지: 맞습니다.
◇ 김호성: 그런데 박 감독은 스타일이 보기와는 다르게 굉장히 호랑이 감독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그렇습니까?
◆ 김병지: 그렇죠. 경기장에서는 그렇고 경기장 바깥에서는 잔정이 정말 많으신 분이에요. 그래서 그런 모습들은 TV에서 많이 보이잖아요, 경기장 안에서의 모습은. 그런데 경기장 바깥에서의 모습은 어쨌든 일상이다 보니까 가려져 있는 측면이 있는데 정이 많으시고, 경기장과 훈련에서만큼은 열정이 많으시고. 그다음에 선수들 간에 관계에 대해서도 상당히 소중히 여기시는 그런 스타일의 지도자였어요.
◇ 김호성: 혹시 개인적인 재미난 에피소드 일화 같은 것이 있었어요?
◆ 김병지: 우리 아이가 2002년 이후에 같은 팀에 있을 때였거든요. 감독님이 머리가 별로 없으세요, 머리숱이. 그런데 우리 아이가 그때 당시 자동차 조그마한 걸 가지고 다녔는데, 뒤로 당기면 가는 거 있잖아요.
◇ 김호성: 네, 뒤로 당겼다가 놓으면 앞으로 나아가는.
◆ 김병지: 네, 감독님 머리에다 그걸 한 거예요. 그때 우리 아이가 3살 4살 때였으니까 감독님과 우리 첫 아이의 추억이 많은데, 그런 행동을 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아이들 상당히 좋아하시고 좋게 받아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 김호성: 그러면 아드님이 박항서 머리로 날아가는 박항서 매직을, 그 스피드를 실감했겠네요. 박항서 매직이 사실 아직 안 끝난 거 아니에요. 3·4위전, 아랍에미리트와 동메달을 놓고 싸울 텐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김병지: 쉽지 않을 거예요. 감독님께서 시리아전에도 저랑 통화를 했는데 감독님은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시면서 베트남의 현재 위치는 8강 이후에 만나는 아시아 조에서의 팀들은 쉽지 않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렇지만 베트남 매직의 힘은, 감독님이 그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60분 이후에 나온다고. 일단 베트남은 60번 견디면 그 이후에는 베트남에서 가져올 수 있다는 전략과 생각을 가지고 있으시더라고요.
◇ 김호성: 그렇다면 이번에 어제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우리가 성취하지 않았다면 상당히, 정말 말씀하신 대로 힘들 수 있는 경기가 될 수도 있었다는 얘기네요?
◆ 김병지: 그렇죠. 어제는 초반 싸움이었어요. 김학범 감독님은 초반에 승부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셨고, 박항서 감독님은 초반을 넘겨야 한다고 생각하셨는데 그 전략이 그래도 우리나라는 이승우 선수가 득점을 만들어내면서 기선제압을 할 수 있었죠. 만약에 저희들도 60분 넘겨가면서 득점을 하지 못했다면 초조함이라든지 경기 운영에 있어서 한 골 실점하면 바로 떨어지는 토너먼트잖아요. 경기 자체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는데 그 싸움이 어저께는 보이지 않는 전략의 싸움이었어요.
◇ 김호성: 경기라는 것이 보면 물론 이겨야 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맨날 지기만 하는 팀이었는데 지기만 하는 팀이 아니고 이길 수 있다는 의지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감독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 김병지: 리더십이죠. 리더십인데 그 리더십이라는 게 말처럼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고 경기장 안이나 경기장 바깥이나 선수단 간에 그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선수들이 가슴에서 울려 나오는 그런 신뢰감들이 있거든요. 이런 것들이 쌓일 때 그렇게 나오고. 그다음에 또 좋았던 것은 대한민국은 말레이시아전에서 좋지 못한 경기를 해서 패했잖아요. 실제로 그때 예방주사를 독하게 맞았어요. 경기도 졌지만 국내에 있는 축구 팬들이 질타를 많이 보냈잖아요. 그러면서 한 팀으로서의 책임감이라든지 공동체가 또 신뢰감을 줄 수 있는, 헌신할 수 있는, 서로를 아껴줄 수 있는 그런 과정을 통했다고 봅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결승 앞두고 우승팀에게 짧게 당부 말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병지: 남아있는 한 경기 한일전인데 이틀 전에 한일전 여자축구에서는 경기를 잘했지만 졌어요. 이번에 복수할 타이밍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일전에 대한 관심도 많이 가지는데 꼭 승리해서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그런 멋진 경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병지: 네.
◇ 김호성: 지금까지 한국축구국가대표 김병지 이사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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