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무실점 승승장구하다 첫 패배
“김학범 감독과 선수들 축하드린다”
1월 U-23 아시아 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안게임 첫 4강 신화 일궈
김학범 감독 “어려운 길 택한 선수들
차례로 격파하고 올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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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감독끼리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첫 더비에서 김학범(58) 한국, 박항서(59) 베트남 감독의 희비가 엇갈렸다.
5경기 연속 승승장구하다 처음 패장이 돼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박항서 감독은 매우 담담한 표정이었다. 목이 탔는지 스포츠음료를 벌컥벌컥 들이마신 그는 “오늘 1-3으로 졌지만,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전반 위축된 플레이를 해 일찍 실점한 게 많은 실점으로 이어졌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우리 선수들이 발전한 것은 다행”이라고 했다.
박 감독은 경기 전 베트남 국가에 이어 애국가가 흘러나오자 가슴에 손을 얹고 경례를 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선수에 대해 평해달라는 질문에 “베트남 감독이 한국 선수에 대해 특별히 얘기할 게 없다. 김학범 감독과 선수들한테 축하드리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게 된 박 감독은 지난 1월 중국 쿤산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살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해 베트남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베트남의 첫 8강 진출에 이어 4강까지 오르는 등 성공신화를 이어갔다. 하지만 그의 조국 한국한테는 완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등장한 김학범 감독은 경기 결과에 대해 묻는 베트남 기자의 질문에 “예상한 대로 경기가 흘러가 놀라운 정도는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힘들고 어려운 길을 택한 우리 선수들이 (상대를) 차례로 격파해 올라가고 있다”면서도 “선수들이 지친 상태다. 쉬운 경기를 하나도 안 했다. 정신력으로 버텨주고 있는데, 마지막까지 그 정신력을 놓지 않게 할 것”이라고 결승전에 필승 의지를 보였다.
K리그 성남FC를 맡아 ‘공부하는 지도자’라는 소리를 들었던 김 감독은 이번 엔트리 명단에 과거 성남FC에서 뛰던 황의조(26·감바 오사카)를 발탁해 일각에서 인맥 선발이라고 비판을 하기도 했지만, 황의조가 6경기 9골의 빛나는 골결정력을 선보이며 상승세를 이끌자 논란은 사라졌다.
보고르/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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