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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평당 1억원' 홍콩 미친 집값에 '맥도날드 난민' 6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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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주거환경·주택 임차료 급등이 원인

연합뉴스

빅토리아 언덕에서 내려다본 홍콩의 아파트촌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천정부지로 치솟는 홍콩의 집값에 맥도날드 매장을 피난처로 삼는 이른바 '맥난민'(McRefugee)이 급증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국제청년회의소(JCI) 홍콩 지부가 지난 6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4시간 영업하는 홍콩 내 110개 맥도날드 매장에서 최소 3개월 동안 밤을 보낸 홍콩인들이 334명에 달했다.

이는 5년 전인 2013년 같은 조사를 했을 때의 57명보다 무려 6배로 늘어난 인원이다.

특히 홍콩 취안완 지역의 한 맥도날드 지점은 맥난민의 수가 3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이달 중 상당수는 거주지가 있음에도 맥도날드 매장에서 밤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19∼79세 맥난민 53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응답자의 57%가 취업자였고, 71%가 유주택자 또는 세입자였다.

홍콩에서 맥난민 수가 급증한 것은 아파트 임차료 등 주거비용 부담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평(3.3㎡)당 아파트 가격이 1억 원을 넘어설 정도로 주택 가격이 치솟는 바람에 홍콩 주민들은 임차료가 저렴한 공공 임대주택으로 몰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홍콩의 공공임대주택 입주 지원자 수는 27만 명에 달하며, 공공 임대주택에 입주하기까지 평균 대기기간은 5년 1개월에 이른다.

이에 사람들은 비싼 임차료를 내고 아파트 방 한 칸을 빌려 살지만, 그마저도 주거환경이 너무 열악해 밤이면 시원하고 안락한 맥도날드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맥난민인 헝 씨는 "사는 아파트 방에 창문이 전혀 없는 데다, 주인이 터무니없이 비싼 에어컨 전기요금을 매기는 바람에 에어컨도 틀지 못해 맥도널드 매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리호이는 "맥난민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부가 맥난민을 돕는 비정부기구를 더 많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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