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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대학생이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주자의 본국 추방을 저지하기 위해 비행기에서 시위를 벌여 추방을 중단시키는 데 성공했다. 기내에서 촬영된 영상이 온라인에서 400만뷰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고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웨덴 예테보리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는 엘린 에르손(21)은 지난 23일 예테보리공항에서 터키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해 “이 비행기에 실려 아프간으로 추방되는 50대 남성이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까지 앉지 않겠다”며 착석 거부 시위를 벌였다. 승객 전원이 자리에 앉아야 이륙하는 안전 규정을 이용해 추방 절차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에르손은 “(비행기가 연착돼도) 여러분은 죽지 않지만 (이륙하면) 아프간 남성은 죽는다”며 “사람이 목숨을 잃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르손이 스마트폰으로 직접 촬영한 영상을 보면 시위 초반 기내 분위기는 에르손에게 적대적이었다. 한 영국인 남성은 “당신이 여기 모든 사람들을 화나게 하고 있다”며 에르손의 스마트폰을 빼앗으려 했다. 또다른 승객도 “가고 싶으니까 앉으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곧이어 한 터키 남성이 “당신과 함께하겠다”고 지지를 표했고 다른 승객들도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박수를 치며 에르손을 응원했다. 당국은 결국 아프간 남성을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했다.
난민 구호단체에서 1년간 봉사활동을 해왔다는 에르손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이 나라가 난민을 어떻게 대하는지 사람들이 질문을 던지기 바란다”며 “스웨덴의 이민 정책이 난민들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에선 2015년 이주자 16만3000여명이 망명을 신청한 것을 기점으로 밀려드는 이주자에 대한 반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반이민 구호를 앞세운 극우 스웨덴민주당의 지지율이 20%를 넘어선 상황이다. 아프간 출신 이주자는 스웨덴 망명 신청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이 중 28%만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 망명에 성공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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