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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제23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秘密 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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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원성진 九단 / 黑 커제 九단

조선일보

〈제4보〉(53~59)=인공지능(AI)이 인간 최고수를 가르치는 시대다. 상당수 프로들이 집에 고가(高價)의 컴퓨터를 들여놓고 AI 프로그램을 깐 뒤 비밀 과외(?)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다. 내로라하는 최정상급 고수들도, 국가 대표팀도 AI가 내놓는 참고도와 형세판단에 귀를 쫑긋 세운다. 심지어 TV 방송 때도 AI는 인간을 제치고 '선생님' 노릇을 떠맡고 있다. AI에 대한 프로들의 '경외감'은 조금씩 공포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역 최강의 AI로 꼽히는 줴이(絶藝)는 참고 1도를 제시하며 "이 수순대로 진행된다면 흑이 우세한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강한 적세에 다가간 흑 1이 포인트. 3으로 4의 갈라치기를 유도한다. 이후 15까지의 수순에 전지훈련 와 있던 국가대표팀 고수들이 감탄을 쏟아냈다. 인간 최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커제가 둔 53은 합격 판정을 받지 못했다.

57은 불가피한 변칙 스텝. 참고 2도 1은 6 이후 축 불리로 불리한 전투가 뻔해 피했다. 59는 커제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날렵한 행마지만 백의 강력한 역습을 유발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커제, 강타자로 유명한 원성진, 그리고 한국 국가대표 기사들과 AI가 어우러진 난상토론은 꾸준히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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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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