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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독일전 ‘선방쇼’ K리그서 하던 대로 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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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깜짝스타 조현우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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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전 당일 미팅서 출전 통보

마르쿠스 베리 슛 선방 기억 남아

인기 적응 안돼…더 열심히 뛸 것


“사인하느라 기차에서 내리지 못할 뻔했죠.”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27·대구)는 요즘 자신의 인기가 부쩍 치솟았음을 제대로 실감한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살린 선방쇼를 펼치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가 인정한 ‘거미손’으로 거듭난 덕이다. 조현우는 4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에게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에 놀라는 눈치가 역력했다.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내릴 때부터 믿기지 않는 사랑을 받고 있어요. 사실 전 그렇게 대단한 선수가 아니잖아요. 아직 적응은 안됐지만 더 열심히 뛰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죠.”

조현우의 인기는 오롯이 그의 눈부신 활약상 덕분에 얻어낸 대가다. 주전과는 거리가 멀었던 후보가 한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연일 놀라운 슈퍼세이브를 펼쳤다. 자신의 첫 월드컵 무대인 스웨덴전에선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내줬지만 안정적인 수비로 믿음을 줬고, 멕시코전에서도 비록 두 골을 내줬으나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으로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각인시켰다. 세계 최강 독일을 꺾은 것도 조현우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조현우는 “스웨덴전 당일 미팅에서 출전을 통보받았다”고 떠올린 뒤 “내가 아닌 김승규 선수나 김진현 선수가 뛰었어도 잘해냈겠지만 모든 걸 내려놓고 최선을 다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일약 스타로 뛰어올랐지만 꾸준한 노력이 없었더라면 결코 오늘의 조현우는 존재하지 못했다. 2013년 대구FC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래 1~2부를 오가면서도 자타가 공인하는 조현우의 기량은 변함없었다. 지난해 국가대표로 처음 데뷔했을 당시에도 이미 K리그에선 최고의 골키퍼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던 터였다.

조현우는 “독일전이 끝나고 독일 기자가 ‘독일전이 최고의 순간이냐’고 물었지만 난 아니라고 말했다. 평소 내가 K리그에서 보여주던 선방이 그대로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웨덴과의 첫 경기에서 마르쿠스 베리의 슛을 허벅지로 막아낸 선방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조현우는 자신의 기량을 유럽 무대에서 제대로 뽐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눈앞에 다가온 병역 문제 해결이 급선무다. 현재 조현우는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유럽 무대를 꿈꾸지만 지금 뛰는 K리그에 대한 사랑도 잊지 않았다. 조현우는 귀국 때부터 “K리그를 사랑해달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녔다. 그는 “K리그에는 알려지지 않았을 뿐 뛰어난 선수가 많다”며 “더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은 축구를 보여드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손)흥민이도 은퇴할 무렵에는 K리그에서 꼭 뛰겠다고 했다. 그때는 둘이 같이 무대를 누비고 싶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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