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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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 반(反)난민 정책의 대표 주자로 급부상한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난민의 유럽 유입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리비아 남부에 난민 캠프를 설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살비니 내무장관은 이날 리비아 트리폴리를 방문해 리비아 측 인사들을 만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리비아가 이탈리아처럼 아프리카 난민 이동의 병목 지대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리비아 남부 국경에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면서 “오는 29일 EU 정상회의에서 리비아 당국과 협력해 남부 국경에 난민 자격을 심사하는 센터를 설립해 단속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 남부는 차드, 니제르 등의 국가과 인접해 있고 인적이 드문 사하라 사막 한복판이다.
북아프리카 리비아와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이탈리아는 처음 난민이 발을 디딘 곳에서 망명 신청을 하도록 규정한 EU의 더블릭 조약 때문에 아프리카 난민이 몰려오는 이탈리아만 유럽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탈리아 ‘극우·포퓰리즘’ 연정의 한 축인 극우 정당 ‘동맹’의 대표이기도 한 살비니 장관은 지중해에서 활동하는 난민 구조선의 이탈리아 입국을 잇달아 금지하는 등 난민 거부 정책의 고삐를 죄고 있다.
살비니 장관의 리비아 난민 캠프 제안은 자격 심사에서 거부된 난민들을 조속히 본국으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EU 밖에서 난민 자격 심사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사실상 이탈리아로 유입되는 난민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발상이다.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탈리아가 EU 국경 강화를 필두로 난민 문제를 끌고 나가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리비아 남부 사막은 일반적 공권력이 미치지 않고 국경 획정도 모호한 지역이다. 난민 밀입국자들이 활개를 치는 곳이라 실제 난민센터 건립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리비아 측은 즉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아흐메드 마이티크 리비아 부총리는 “우리는 난민의 유럽 이동을 저지할 준비가 돼 있지만 우리 영토에 외국 인력이 운용하는 외국인 수용소를 세우는 건 절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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