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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독일 멕시코] ‘최강’ 독일도 피하지 못한 디펜딩 챔피언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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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이상철 기자] 월드컵에는 한 가지 징크스가 있다. 디펜딩 챔피언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세계랭킹 1위 독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독일은 17일 오후 6시(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F조 1차전서 멕시코에게 0-1로 졌다. 경기 내내 멕시코의 빠른 카운트어택에 고전하던 독일은 전반 35분 역습 위기에서 로사노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독일도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다. 1970년 멕시코 대회 이후 디펜딩 챔피언이 2골차 이상으로 승리한 적이 없다. 브라질이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불가리아를 2-0으로 꺾은 게 마지막이다.
매일경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멕시코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첫 경기서 고전했다. 사진(러시아 모스크바)=ⓒAFPBBNews = News1


이겨도 1골차였다. 그 승리조차 네 번에 불과했다. 33.3% 확률이다. 지독한 골 가뭄은 기본 옵션이었다. 2득점도 1998년 프랑스 대회의 브라질이 유일했다. 당시 브라질의 두 번째 골은 보이드의 자책골이었다.

패배도 네 차례였다. 특히 21세기 들어 디펜딩 챔피언은 힘을 쓰지 못했다. 2002년 한·일 대회의 프랑스(세네갈전 0-1),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의 이탈리아(파라과이전 1-1), 2014년 브라질 대회의 스페인(네덜란드전 1-5)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더니 조별리그 탈락했다. 디펜딩 챔피언을 첫 경기부터 잡은 세 나라는 돌풍을 일으키며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독일은 이번 러시아 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다. 유럽지역 예선을 전승으로 통과했다. 무려 43골의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러시아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주춤했지만 4년 마다 반복되는 그림이었다. 본고사에서는 100% 힘을 발휘했다.

독일은 이날 경기에서 외질, 뮐러, 노이어, 크로스, 케디라, 보아텡, 훔멜스, 베르너 등 주축 선수를 모두 선발로 내세웠다. 그러나 멕시코의 거미줄 수비에 갇혔다. 베르너를 축으로 하는 공격은 파괴력이 떨어졌다.

균열은 멕시코가 아니라 독일 골문에서 생겼다. 치차리토(에르난데스), 벨라, 로사노, 라윤의 빠른 역습에 크게 흔들렸다. 키미히의 오버래핑에 따른 오른 측면 수비 공간을 번번이 내줬다.

위태롭던 독일은 전반 35분 무너졌다. 멕시코는 네 번의 패스로 찬스를 만들었고, 로사노가 강력한 슈팅으로 노이어의 거미손마저 뚫었다.

독일은 당황했다. 빠르게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고자 했으나 손발이 맞지 않았다. 전반 39분 크로스의 프리킥 슈팅과 후반 45분 브란트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한 게 독일에게는 ‘한’이었다.

독일은 대량 실점을 면한 게 다행이었다. 후반 중반 이후 체력 저하로 속도가 떨어졌다. 멕시코의 역습이 계속 펼쳐졌다. 멕시코의 마무리 패스 및 슈팅이 더 정확했다면, 독일은 치욕적인 하루를 보내야 했다.

절대 1강으로 꼽혔던 독일의 패배로 F조의 판도도 바뀌었다. 자칫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3회 연속 디펜딩 챔피언이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하는 ‘참사’가 벌어질지 모른다. 독일이 멕시코, 스웨덴을 연파해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한 후 대결하기를 바랐던 신태용 감독의 계획도 ‘수정’이 필요해졌다.

◆1970년 이후 디펜딩 챔피언의 월드컵 첫 경기 성적

1970년 | 잉글랜드 1-0 루마니아

1974년 | 브라질 0-0 유고슬라비아

1978년 | 서독 0-0 폴란드

1982년 | 아르헨티나 0-1 벨기에

1986년 | 이탈리아 1-1 불가리아

1990년 | 아르헨티나 0-1 카메룬

1994년 | 독일 1-0 볼리비아

1998년 | 브라질 2-1 스코틀랜드

2002년 | 프랑스 0-1 세네갈

2006년 | 브라질 1-0 크로아티아

2010년 | 이탈리아 1-1 파라과이

2014년 | 스페인 1-5 네덜란드

2018년 | 독일 0-1 멕시코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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