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찾은 정운찬 총재 [연합뉴스 자료 사진] |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넥센 히어로즈 구단이 프로야구 8개 구단으로부터 트레이드 대가로 131억5천만원의 뒷돈을 챙겼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정운찬 KBO 총재는 "먼저 KBO 사무국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몸을 낮췄다.
정 총재는 30일 KBO 사무국의 보고를 받고 "우리부터 반성하고 앞으로 세밀하게 리그 운영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히어로즈와 8개 구단은 뒷돈이 포함된 이면계약을 은폐한 채 선수 양도·양수 계약서를 KBO 사무국에 허위로 보고해 리그 규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공범이다.
늘 의혹의 눈초리를 받은 히어로즈 구단의 트레이드를 별다른 검증 없이 승인한 KBO 사무국도 방조한 공범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 총재는 이런 여론을 고려해 리그 사무국의 수장으로서 먼저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프로 출범 후 터진 가장 큰 악재이나 구단들이 트레이드 뒷돈 제공 사실을 스스로 신고한 만큼 야구 발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법률·수사·회계 전문가로 이뤄진 독립 기구인 KBO 특별조사위원회는 히어로즈와 8개 구단의 트레이드 뒷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한다. 필요한 자료를 각 구단에 요청할 참이다.
자진신고 형식으로 과거 잘못을 반성한 8개 구단은 특조위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조위의 조사를 근거로 KBO 상벌위원회는 구단 징계와 131억5천만원에 달하는 트레이드 뒷돈 전액 환수 여부를 결정한다.
관건은 구단의 징계 수위와 뒷돈의 전액 환수 실효성이다.
허위 계약서를 제출한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를 제외한 8개 구단은 벌금 징계를 받을 공산이 크다.
KBO 상벌위는 2017년 소속 선수 경기 조작과 불법 인터넷 도박 등에 따른 선수단 관리 소홀 관련을 이유로 NC 다이노스에 엄중 경고와 함께 역대 최고인 벌금 5천만원을 징계했다.
다만 131억5천만원이라는 거액을 모두 KBO로 환수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KBO는 29일 넥센이 NC·kt wiz 두 구단과의 트레이드에서 뒷돈 6억원을 챙긴 것을 파악하고 이 돈을 야구발전기금 명목으로 전액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6억원은 30일 공개된 뒷돈 총액 131억5천만원의 일부다.
전날 발표대로라면 이 돈도 전액 환수해야 맞다.
그러나 액수가 워낙 많고, 8개 구단이 KBO의 자진신고 권유에 따라 뒷돈 제공 사실을 알려왔다는 점을 들어 전액 환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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