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투사 센테니얼, 2008년 120억원 내고 히어로즈 창단
2009년 이래 23차례 트레이드…이면계약으로 131억5천만원 수령
'우리히어로즈' 창단 [연합뉴스 자료 사진] |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창업투자사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는 2008년 1월 공중 분해된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해 재창단하는 방식으로 KBO리그에 뛰어들었다.
당시 KBO 사무국은 우리 히어로즈란 이름의 제8구단 가입금으로 120억원을 받았다.
우리 히어로즈를 거쳐 넥센타이어의 네이밍 스폰서를 받아 넥센 히어로즈란 팀 명으로 KBO리그에서 올해까지 11년째를 뛰는 이 팀은 KBO에 신고하지 않은 트레이드 뒷돈으로만 131억5천만원을 챙겼다.
가입금보다 더 많은 돈을 KBO에 정식으로 신고하지 않고 챙긴 셈이다.
SK 와이번스를 제외한 8개 구단이 넥센의 트레이드 '뒷돈' 요구를 무시하지 못하고 거액을 안겼다.
선수를 팔아 구단 운영 자금을 충당한 히어로즈는 다른 구단과의 트레이드 협상에서 이미 합의한 액수보다 꼭 더 많은 뒷돈을 요구했다.
전력 보강을 위해 히어로즈 선수가 필요했던 다른 구단은 울며 겨자 먹기로 뒷돈을 더 얹어줬다.
롯데가 가장 많은 41억원을 뒷돈으로 댔고, LG 트윈스 28억원, 두산 베어스가 20억원을 각각 줬다.
삼성 라이온즈가 15억원, 한화 이글스가 9억5천만원, NC 다이노스가 8억원, KIA 타이거즈와 kt wiz가 5억원씩의 검은돈을 넥센에 지급했다.
지난해 히어로즈가 NC, kt와 트레이드하면서 뒷돈 6억원을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들통나자 KBO 사무국은 법률·수사·회계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KBO리그 전체 구단으로 조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KBO의 발표 하루 만에 8개 구단이 자진 보고 형식으로 KBO 사무국에 뒷돈 제공 사실을 털어놨다.
KBO는 8개 구단이 제공한 트레이드 뒷돈이 이장석 전 대표 이사의 개인 계좌가 아닌 히어로즈 구단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돈이 구단 운영자금으로 사용됐는지, 이 전 대표의 개인 자금으로 유용됐는지는 알 수 없다.
이번 사태는 병역 비리, 승부 조작 등을 뛰어넘어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최대 스캔들이라는 오명에 휩싸였다.
히어로즈 구단의 트레이드 뒷돈 요구가 발단이긴 하나 8개 구단이 오로지 성적 향상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클린 베이스볼'에 역행하는 짓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파문의 중심에 선 히어로즈 구단은 여러 차례 거짓말로 이미 공적인 구단의 신뢰를 상실했다.
정정당당한 승부의 장에서 히어로즈 구단을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높게 일고 있다.
이런 구단과 보조를 맞춰 양도·양수 계약서를 허위 보고해 KBO리그 규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8개 구단도 팬들의 거센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KBO 특별조사위원회는 넥센과 8개 구단의 트레이드 뒷돈 사건을 정밀하게 조사할 참이다.
상벌위원회는 특조위의 조사 내용을 근거로 8개 구단과 넥센 구단의 징계 수위, 131억5천만원에 달하는 뒷돈의 전액 환수 여부 등을 논의한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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