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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쓴 경험·좋은 약’ 7전 전패…괜찮아, 다시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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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백지선호, 2부 강등

평창과 달리 NHL 선수들 출전…월드챔피언십 ‘1부리그 벽’ 실감

쓸데없는 페널티 등 약점 고쳐야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월드챔피언십 첫 도전은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좌절로 끝났다. 그래도 약이 되고 소중한 경험으로 남을 것이기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백지선 감독(51·영어명 짐 팩)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 덴마크 헤르닝의 유스케 뱅크 복슨 링크에서 열린 2018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월드챔피언십 B조 최종전 노르웨이(9위)와의 경기에서 0-3(0-1 0-0 0-2)으로 패했다. 앞서 핀란드(1-8 패), 캐나다(0-10 패), 라트비아(0-5 패), 독일(1-6 패), 미국(1-13 패), 덴마크(1-3 패)를 상대로 모두 패배한 한국은 사상 처음 출전한 월드챔피언십을 7전 전패, 승점 0점으로 마쳤다. B조 최하위(8위)에 그친 한국은 A조 최하위 벨라루스(11위)와 함께 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 A(2부리그)로 강등됐다. 한국은 2부리그에서 벨라루스(11위), 슬로베니아(15위), 카자흐스탄(16위), 헝가리(20위), 리투아니아(26위)를 상대로 내년 월드챔피언십 재승격에 도전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승점 6점을 얻어 잔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세계의 벽은 너무 높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달리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뛰는 스타 선수들이 대거 참여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세계 최정상급 수준의 선수들과 경쟁을 펼치면서 고쳐야 할 부분도 명백히 드러났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유독 쓸데없는 페널티가 많았다. 선수 교체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아 빙판에 정원(5명)을 초과해 발생하는 투매니맨 페널티, 스틱을 높게 들어 상대나 퍽을 치는 하이스틱 페널티, 양손으로 스틱을 들어 스틱이 빙판에 닿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를 미는 크로스-체킹 페널티 등 종류도 다양했다.

1명이 빠진 상황에서 상대 공격을 막다보니 위기도 많았고, 체력도 빨리 소모됐다. 노르웨이전에서도 거듭된 페널티로 체력을 소모한 끝에 3피리어드에 2점을 실점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참가국 중 가장 많은 47개의 페널티를 범했다.

상대 페널티로 인한 파워플레이 찬스를 많이 살리지 못한 것도 아쉽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올린 3득점 중 2득점을 파워플레이 상황에서 기록했지만, 파워플레이 득점 성공률은 11.76%로 벨라루스(11.11%) 다음으로 낮았고, 심지어 실점 장면도 연출했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얻어낸 파워플레이 찬스가 17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찬스가 왔을 때 득점을 확실히 할 수 있는 결정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래도 이번의 쓴 경험은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의 미래에 큰 자산이 될 것이 분명하다. 누구도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쉽게 승점을 딸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다시 2부리그로 돌아가 재출발하지만, 맨 밑에서 시작했던 이전과는 확실하게 다르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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