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號, 소집 명단 28명 발표 / 김민재 부상으로 중앙 수비 라인 비상 / 장현수·김영권 등 낙점… 최적 조합 연구 / “민첩하게 교란” 스무살 이승우 깜짝 발탁 / 온두라스·보스니아 2차례 평가전 거쳐 / 6월 러시아행 최종 엔트리 23명 발표 / 申 “비관적 예상 깨고 돌아오겠다" 출사표
월드컵을 딱 한달 남긴 14일 서울 세종로 서울시청. 2018 러시아월드컵에 함께 갈 선수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신태용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축구팬들의 비관적 전망에 대한 언급을 피하지 않았다. 수비주축 김민재(22·전북)의 부상 등 최근 대표팀에 닥친 악재들에 관련한 고민들이 ‘현재진행형’임도 숨기지 않았다. 당연히 ‘한국축구는 강하다’는 자신감 넘치는 발언도 할 수 없었다. 대신 신 감독은 ‘반란’을 언급했다. 9번이나 되는 월드컵 역사 속에서 단 한번도 강자였던 적이 없지만 종종 유럽과 남미 강호들의 발목을 잡아온 한국 축구의 역사를 재현하겠다는 다짐이었다.
MF 기성용(29) 스완지시티(웨일즈) 99경기 10득점 |
FW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63경기 20득점 |
반란의 깃발을 세우고 ‘신태용호’가 출항했다. 28명의 선원을 발표하며 월드컵을 향한 한 달간의 항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당초 최종엔트리에 포함될 23명만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수비진 등에서 부상이 속출하며 5명이 추가로 선발됐다. 28일 온두라스, 다음달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치르는 국내평가전을 거쳐 러시아로 향할 23명 명단이 최종 확정된다.
이날 명단에서는 여러 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의 흔적들이 고루 발견된다. 대표팀은 지난 3월 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왼쪽 수비수 김진수(26·전북 현대)가 부상을 입었고, 2일 K리그 경기에서는 중앙수비의 핵심 김민재가 정강이뼈에 실금이 가 전력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대표팀 맏형 역할을 기대했던 미드필더 염기훈(35·수원)까지 9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 중 다치고 말았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여러 요소를 다방면으로 고려해 선수를 선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명단 속에서 한명 한명에 대한 선발 이유를 명확히 읽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FW 황희찬(22) 레드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11경기 2득점 |
MF 권창훈(24) 디종FCO(프랑스) 16경기 4득점 |
MF 이재성(26) 전북현대 32경기 5득점 |
일단 중앙수비는 김민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스타일의 선수들을 고루 호출했다. 신 감독은 “지금 가장 힘든 것은 수비라인”이라며 “코치진이 K리그와 일본, 중국리그를 계속 관찰하면서 센터백 6명을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장현수(27·FC도쿄), 김영권(28·광저우 에버그란데), 권경원(26·톈진 콴잔), 정승현(24·사간 도스), 윤영선(30·성남), 오반석(30·제주) 등 6명 가운데 중앙수비를 맡아줄 최적 조합이 국내평가전을 통해 정해질 전망이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수비의 주축인 김민재가 부상으로 낙마한 상황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장현수를 중심으로 나머지 선수들의 조합이 계속 실험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진수의 부상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왼쪽 수비도 여러 선수들을 실험해 최적의 대안을 찾아볼 작정이다. 신 감독은 “진수는 가벼운 조깅은 소화할 수 있어 국내 훈련까지 지켜볼 것”이라며 김진수에 대한 미련도 거두지 않았다.
공격은 기존의 라인업에 ‘필살기’가 될 몇몇 선수들을 추가했다. 이중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최근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점점 출장시간을 늘려가고 있는 이승우(20·베로나)다. 신 감독은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함께 해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며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이나 문전에서의 파울 유도, 상대를 교란하는 민첩한 움직임 등을 이승우의 장점으로 꼽았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우리 대표팀에 돌파형 선수가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이승우는 대표팀이 의외의 ‘한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적절한 옵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웨덴 프로리그 경험이 있는 문선민(26·인천)도 ‘한방’을 위한 비밀병기다. 빠른 스피드를 갖춘 데다 최근 K리그에서 6골3도움을 기록하는 등 득점력도 물이 올랐다.
이들 새 얼굴의 가세는 대표팀의 분위기를 쇄신하는 효력도 발휘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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