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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17-18 EPL 결산⑤] 벵거도 결국 피하지 못한 '감독들의 혹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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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인터풋볼] 윤경식 기자= 올 시즌 역시 성적에 따라 감독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유난히 올 시즌은 많은 감독들이 성적 부진으로 짐을 싸야만 했다.

13일(이하 한국시간)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38라운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을 확정지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 리버풀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지었다. 또한, 번리는 돌풍을 일으키며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기쁨만 있을 수 없었다. 지난 시즌 우승팀 첼시는 5위로 추락했고, 아스널은 또 다시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또한, 스완지 시티,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언, 스토크 시티는 2부 리그 강등의 쓴맛을 보고 말았다.

많은 이들의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유난히 감독들에게 큰 시련이 남은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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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부어의 경질로 시작된 한파...빅샘, 빌리치까지 삼키다

9월 11일, 프랑크 데 부어 감독이 한파의 시작을 알렸다. 크리스탈 팰리스를 이끌고 이번 시즌을 시작한 데 부어는 개막 후 4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4연패를 당했다. 이에 팰리스는 빠르게 데 부어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다. 불과 부임 77일 만에 결정된 경질이었다.

본격적인 EPL 감독들의 수난 시대는 10월에 시작됐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의 뒤를 이어 레스터 시티의 지휘봉을 잡은 크레이그 셰익스피어 감독이 다음 경질의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에버턴의 '빅샘' 샘 앨러다이스 감독이 뒤를 이었다. 에버턴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약 1억 5,000만 파운드(약 2,305억 원)를 쏟아 부으며 막대한 투자를 감행했다. 그러나 투자 대비 성과가 저조했다. 개막 후 2승 2무 5패를 거두면서 순위가 18위까지 내려앉았고, 앨러다이스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다.

여기에 더해 2년 반 가까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지휘해 온 빌리치 감독 역시 강등권 추락의 책임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뒤에도 감독 교체의 바람은 이어질 전망이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한 첼시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경질이 유력한 상황이며, 팬들을 비롯해 내부 마찰까지 빚은 웨스트햄의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역시 교체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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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권의 감독 교체 피바람

강등권 팀들을 지휘하는 감독들에게 지독한 시즌이었다. 크리스탈 팰리스와 레스터, 웨스트햄에 이어 사우샘프턴까지 감독 교체를 통해 강등권을 벗어났다. 그러나 감독 교체에도 강등권을 벗어나지 못한 팀이 있다. 바로 스토크 시티,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언, 스완지 시티였다.

스토크는 2013년부터 팀을 지휘해 온 마크 휴즈 감독을 성적 부진의 이유로 지난 해 1월 경질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휴즈 감독은 3월 사우샘프턴의 지휘봉을 잡고 팀을 강등권에서 탈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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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지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스완지는 지난해 12월 폴 클레멘트 감독을 경질했고, 카를로스 카르발랄 감독을 선임하며 반등을 준비했다. 그리고 카르발랄 감독은 1월 2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팀의 강등권 탈출은 물론이고, 1월 이달의 감독상 후보에 까지 올랐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이후 팀은 다시 끝 모를 추락을 거듭했고, 사우샘프턴에 밀려 강등되고 말았다.

웨스트브롬은 더욱 심각했다. 토니 풀리스 감독이 첫 희생양이었고, 이어진 파듀 감독 역시 시즌을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다. 잔뼈가 굵은 감독들 마저 경질 폭풍을 이기지 못했고, 결국 웨스트브롬과 함께 커리어의 오점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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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거의 퇴장...22년 역사 속으로

이번 시즌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역시 아르센 벵거 감독의 사임이다. 벵거는 지난 달 갑작스럽게 아스널 감독직 사퇴를 선언했다. 아스널의 상징과도 같은 그의 사퇴 선언은 큰 충격을 몰고 왔다.

1996년 아스널의 지휘봉을 잡은 벵거 감독은 리그 우승 3회와 FA컵 우승 7회란 업적을 세웠고, 2003-04시즌에는 리그에서 '무패 우승'을 달성하며 아스널에 영광스러운 기록을 선물했다.

하지만 변화의 시간에 직면했다. 벵거 감독은 지난 시즌 4위 진입에 실패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하지 못했고, 팬들은 물론 많은 이들로 부터 퇴진 압박에 시달렸다.

물론, 지난 시즌 FA컵 우승과 함께 2년 계약 연장까지 성공했지만, 거센 퇴진 압박을 덮기에 역부족이었다. 특히, 이번 시즌 성적은 치명타였다. 절치부심한 듯 시즌을 시작했지만, 지난 시즌과 달라진 것이 없는 팀의 모습과 성적이 팬들을 실망시켰다.

결국, 변화의 바람을 이기지 못한 벵거 감독은 계약을 1년 앞두고 아스널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사임이었지만, 벵거 감독은 "아스널 사임은 내 뜻이 아니었다. 단지 지금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일을 하고 있다"고 밝히며 사실상 경질에 가까운 결정이라는 점이 씁쓸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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