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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2017년 여름. FC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을 떠난 이승우(20)가 이탈리아 세리에A 승격 팀 엘라스베로나 이적을 결정한 것을 두고,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시즌 막판까지 이어졌다.
이승우에게 주어진 기회는 제한된 시간 동안 교체 투입이었고, 팀 전력이 불안정해 자신의 강점을 살리기 어려운 상황이 대부분이었다. 이승우는 거친 세리에A 수비를 상대로 고전하는 경기가 많았다.
이승우의 2017-18시즌에 빛이 들기 시작한 것은, 공교롭게도 베로나의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AC밀란과 36라운드 경기부터다. 후반 12분 교체 투입되어 입단 후 가장 긴 시간 리그 경기에 뛴 이승우는 감각적인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자신의 프로 데뷔 골을 작렬했다.
베로나는 잔여 시즌 경기를 완전 영입으로 투자한 이승우를 성장시키기 위한 기회로 삼았다. 한국 시간으로 13일 밤 킥오프한 우디네세와 37라운드 홈 경기에 이승우는 처음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받았고,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베로나는 우디네세에 0-1로 패배 리그 6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이승우는 번뜩였다. 4-3-3 포메이션의 오른쪽 날개로 뛴 이승우는 오른쪽 미드필더인 주장 호물루와 라이트백 페라리가 측면 영역을 점유하면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와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로 이동해 10번 역할을 했다.
◆ 최적의 역할 찾은 이승우, 우디네세전 3차례 슈팅 모두 위협적
이승우는 전반 8분 공격수 알레시오 체르치가 중앙 전방 지역에서 힘 싸움으로 공을 지키며 뒤로 내준 패스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베로나의 첫 번째 슈팅을 기록했다. 세기와 정확성이 약했지만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판단했다.
전반 31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 패스로 창출된 기회를 살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수쿨리니의 크로스를 가슴으로 받았고,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수프라엥와 주고 받았다. 수프라엥의 패스를 다시 발로 받은 뒤 하프발리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노렸는데 골키퍼 비차리의 선방에 막혔다.
이승우의 슈팅은 점점 더 예리해졌다. 전반 35분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수비수 헤더에 뒤로 흐른 공을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아슬아슬하게 넘겼다. 밀란전 득점 상황과 유사한 기회에 다른 형태의 슈팅을 했다.
이승우는 세 차례 슈팅을 기록했고 한 차례 유효 슈팅을 했다. 2경기 연속 득점에 실패했지만 전체 경기 내용은 밀란전보다 좋았다. 중앙 지역에서 자신있게 돌파했고, 사이드로 전환하는 패스는 여전히 매끄러웠다. 동료와 2대1 패스로 압박을 풀어내는 장기도 여러 번 나왔다.
이승우는 세리에A 90분 풀타임을 소화할 체력과 피지컬 컨디션을 입증했다. 2017-18시즌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프로 무대 적응력을 높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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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어난 이승우, 이제부터 시작이다
베로나는 2018-19시즌을 세리에B에서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이승우는 유벤투스와 21일 새벽 1시 원정 경기로 2017-18시즌 최종전을 준비한다. 밀란전, 우디네세전에 이어 유벤투스전까지 이승우가 경험과 자신감을 쌓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좋은 기회가 이어지고 있다.
세간의 우려와 비판은 이승우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밀란전에 찾아온 행운을 우디네세전에 현실로 만들었다. 유벤투스전은 이승우에게 시험대라기 보다 도약대다. 잘하든 잘못하든, 이승우는 밀란전 득점과 우디네세전 활약으로 2018-19시즌을 위한 동력을 얻었다.
파비오 페키아 감독이 밀란전부터 우디네세전까지 이승우가 선호하는 포지션과 역할을 찾고, 부여한 것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측면과 2선, 전방을 오가며 자유롭게 뛴 이승우는 상대 견제와 몸싸움을 피해 자신이 빛날 수 있는 공간과 상황을 찾았다.
정밀한 슈팅, 빠른 타이밍과 판단력, 세밀한 부분 전술은 이승우가 가진 강점이자, 앞으로도 변치 않을 원천 기술이다. 이승우는 이 기술을 풀어낼 여유와 체력이 필요했다. 밀란전 득점이 준 자신감이 이승우를 깨웠다. 이제 남은 것은 기세를 살려 기회를 이어가는 것이다. 선수는 뛰어야 성장한다. 이승우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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