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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연재] 쿠키뉴스 '옐로카드'

[옐로카드] 살인 일정에 한숨 깊어지는 ACL 참가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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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일정에 한숨 깊어지는 ACL 참가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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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가 넘어졌다. 올 시즌 가장 완벽한 더블 스쿼드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무색하게 1주일 2경기의 빡빡한 살인 일정이 이어지자 주전 선수들의 체력 고갈과 함께 부상자가 속출했다. 결국 이번 시즌 제1 목표로 삼았던 아시아대항전에서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전북은 8일(한국시간) 태국 부리람의 창 아레나에서 열린 부리람 유나이티드와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전북은 15일 열리는 홈 2차전에서 반드시 1점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아무리 원정전이라지만 약체로 평가받는 태국 팀에게 3골이나 내주며 패한 것은 적잖은 충격을 줬다. 이날 전북은 김민재, 김진수 등 주전 수비수가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지난 주말 복귀전을 치른 홍정호는 3일 만에 경기장에 나올 컨디션이 아니었다. 결국 전북은 지난 주말 꺼내든 포백라인을 완전히 갈아엎는 모험수를 뒀다.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전북은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10승 1무 1패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경남과는 벌써 승점 10점 차이가 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체력 고갈, 줄 부상, 훈련시간 부족 등의 상처를 안고 내달린 분투가 있었다.

올 시즌 K리그는 러시아 월드컵 공백기 때문에 일정이 매우 빽빽하다. 여기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까지 소화해야 하는 팀들은 해외 원정을 다녀오는 등 살인 일정을 소화했다. 전북, 제주 유나이티드, 수원 삼성, 울산 현대는 개막 후 지금까지 거의 빠짐없이 주중 경기를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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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은 시즌 전부터 빡빡한 일정에 우려를 표했다. 더군다나 시즌 직전 진행된 A대표팀 동계훈련으로 이재성, 김민재 등 핵심 선수들이 팀에 제대로 녹아들 시간도 없었다. 개막전에서 울산을 2-0으로 이겼지만 최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5월까지는 내용보다는 결과를 내야 한다고 했다'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제주, 수원, 울산도 울상이긴 마찬가지다. 세 팀 감독은 매 경기 때마다 '체력'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살았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전세진 등 신예 선수들이 실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 게 그나마 위안이라고 했다. 울산 역시 알짜배기 영입을 했지만 주 2회 경기를 꾸준히 소화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시즌 초 리그 강등권까지 떨어졌던 울산은 이후 승수를 꾸준히 쌓으며 6위까지 올랐다. 비교적 선수 영입에 소극적이었던 제주는 결국 ACL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ACL 16강에서 울산과 수원이 만난 건 행운 아닌 행운이다. 두 팀 중 하나는 떨어져야 하지만 똑같이 쉼 없이 내달려왔기에 서로에게 위안이 된다. 지난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리그 경기에서 두 팀은 득점 없이 0-0으로 비긴 바 있다.

이번 달 ACL 16강과 리그 2경기를 치르면 약 한달 반의 월드컵 휴식기가 찾아온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던 팀들 입장에선 단비 같은 시간이다. 그러나 월드컵에 선수를 차출하는 팀들에겐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이 기간 온전히 팀 조직력을 규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월드컵 기간 중 부상도 걱정을 안할 수 없다. 이 휴식기가 또 다른 고비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강팀은 괜히 강팀이 아니다. 최강희 감독은 부리람전에 앞서 '분명히 체력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우리 목표는 16강이 아닌 정상이다. 지금까지는 과정이었다. 선수들이 충분히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서정원 감독 역시 기자회견에서 '어려움이 많지만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강인한 의지를 가지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그래서 계속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본다'면서 팀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이들에게 더블 내지는 트레블이 마냥 꿈같은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쿠키뉴스 이다니엘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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