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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아길라르 '황선홍 프리킥'에 전세진 데뷔전 데뷔골까지…수중전 속 명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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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인천 아길라르가 22일 인천에서 열린 수원과의 경기에서 전반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2010. 4. 22 인천|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인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내리는 비처럼 시원한 경기였다.

인천과 수원은 22일 오후 4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1 8라운드에서 맞대결했다. 90분 동안 흥미로운 전개가 이어졌다. 경기 전부터 빗줄기가 굵어져 체력적으로 어려운 경기를 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인천과 수원은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인천은 경기 전 서정원 수원 감독이 “지난해와 다르다. 내용이 훨씬 좋아졌다”라고 말한 대로 내용 면에 훌륭한 경기를 했다. 외국인 선수 무고사와 아길라르, 쿠비 등 외국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구사했다. 롱볼과 짧은 패스를 적절하게 섞어 활용했고, 수원의 중앙과 측면을 고르게 공략했다. 리그 2위 수원은 인천의 다채로운 공격 앞에서 흔들리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데얀, 염기훈, 김종우 등 주전급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원정에서 혼쭐이 났다.

전반 15분 나온 아길라르의 프리킥 득점은 백미였다. 아길라르는 아크서클 앞 중앙에서 프리킥 키커로 나섰다. 아길라르는 일반적으로 수비벽 위를 노리는 슈팅 대신 의외의 선택을 했다. 수비가 점프하는 틈을 타 잔디 위로 깔려 들어가는 슈팅을 구사했다. 아길라르의 예측대로 수원 수비는 동시에 뛰었고 공은 수비벽 아래를 지나 골대 구석을 정확하게 흔들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 이탈리아전에서 황선홍 서울 감독이 시도했던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득점이었다. 당시 황 감독의 골은 골키퍼 지안루이지 부폰의 선방에 막혀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수원 골키퍼 신화용은 아길라르의 프리킥에 반응하지 못하고 지켜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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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전세진(가운데)이 22일 인천에서 열린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2010. 4. 22 인천|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수원은 전세진이 데뷔골을 터뜨리며 새로운 스토리를 하나 얻었다. 전세진은 전반 37분 오른쪽 측면에서 장호익이 올린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방향만 바꾸는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전세진은 수원 입단 전 유럽으로 구단 동의 없이 유럽 이적을 시도해 팬들의 원성을 샀다. 우여곡절 끝에 데뷔전을 치른 그는 K리그 데뷔전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세진은 득점 후 유니폼 엠블럼에 키스를 했다.

후반에도 혈투를 벌였다. 10분 문선민이 왼쪽 측면을 허문 후 날린 슈팅이 수원 수비 맞고 들어가면서 인천이 2-1 리드를 잡았다. 수원의 반격도 강렬했다. 21분 조원희가 내준 패스를 임상협이 받아 절묘하게 컨트롤 한 후 왼발 하프발리슈팅으로 연결해 골대 구석을 흔들었다.

수원은 후반 추가시간 박형진이 강력한 왼발 중거리슈팅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약 25m 떨어진 지점에서 흐르는 공을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골대 구석을 정확하게 흔들었다. 수원은 축구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펠레 스코어 3-2로 승리했고, 악천후 속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티켓값이 아깝지 않은 시합으로 보답했다. 패한 인천 팬들에게도 흥미로운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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