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시범경기 타율 1할… 두 차례 선발 평균자책 27.00
올 시즌 미 프로야구(MLB)에 처음 진출한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를 둘러싼 평가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그는 시범 경기에서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범 경기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18타석 만에 나온 안타다. 타자 오타니는 현재 시범 경기 10경기 타율이 0.107(28타수 3안타)에 불과하다. 볼넷 3개를 얻었지만, 삼진이 9개에 달한다. 투수 오타니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두 차례 선발로 나와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은 무려 27.00이다. 2와 3분의 2이닝 동안 9안타를 얻어맞았고 9실점(8자책) 했다. 피안타율은 0.529다.
일본 프로야구(NPB) 무대에서 통산 5시즌 동안 투수로 42승15패 평균자책 2.52, 타자로 타율 0.286 48홈런을 기록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벌써부터 미국 현지에서는 오타니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SPN은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말을 빌려 "오타니가 싱글A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싱글A는 마이너리그 중에서도 가장 수준이 낮은 리그다. 야후스포츠는 "오타니가 상대 투수의 커브에 방망이를 맞히지 못하고 있다"고 했고, 스포팅뉴스는 "에인절스는 고등학교 타자가 메이저리그로 도약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조국 일본에서조차 "오타니 때문에 미국에서 일본 프로야구에 대한 평가가 낮아졌다"는 인터넷 반응까지 나올 정도다.
일본 대표팀 에이스의 부진 원인은 무엇일까. 먼저 거론되는 건 심리적 압박감이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그에게 지명타자 자리를 주기 위해 팀 내 최고참 중 하나인 앨버트 푸홀스(38)가 1루수 전업을 준비할 정도로 팀 자체가 오타니에게 100% 맞춰주고 있다"며 "거기서 받는 압박감이 장난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공 하나, 타석 하나가 주목받으면서 오히려 자기 실력을 못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도류를 고집하면서 부진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타격에선 커브에 대응하지 못하는 등 기술적인 약점이 뚜렷하다"며 "투수 쪽으로 집중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투수 오타니의 직구 최고 구속은 165㎞였다. 제구도 수준급인 만큼 빅 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차명석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투타 겸업이 어렵다는 걸 스스로 깨달은 게 시범 경기 최대 소득일 것"이라며 "선수가 먼저 겸업을 포기하면 구단 입장에선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에인절스 구단은 일단 그를 끌어안고 있다.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평균자책 등 전통 기록만 놓고 볼 필요는 없다. 투구 내용이나 공의 회전수 등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빌리 애플러 단장은 "오타니는 23세로 아직 완성품이 아니다. 재능과 운동능력은 탁월하다"고 했다.
[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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