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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볼키즈’→’한국 테니스 간판’된 정현, 이형택과 美서 ‘훈훈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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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ATP투어 BNP파리바오픈에서 만난 이형택(왼쪽)과 정현(가운데). 미주대한테니스협회 이동혁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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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 레전드 이형택(42)은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BNP바리바오픈 대회 현장을 방문했다. 일부러 짬을 내 2시간 동안 차를 몰고 테니스 대회를 방문한 이유는 이 대회에 출전한 정현(한국체대)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HT 테니스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이형택이 정현을 만난 건 올해 처음이다. 이형택은 “정현를 사석에서 따로 본 건 몇 년 된 것 같다. 올해 호주오픈 4강에 오른 뒤 최근 ATP투어에서 2개 대회 연속 8강에 진출한 정현이 너무 자랑스럽다. 경기장을 찾으니 정현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반가워했다.

이번 시즌 정현은 이형택이 갖고 있던 한국 테니스 역사를 번번이 갈아 치우고 있다. 한국 선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인 이형택의 16강 진출을 넘어섰다. 또 이형택이 세운 한국 선수 역대 최고 랭킹 기록 36위를 깨뜨려 현재 26위까지 올랐다.

이번 대회 정현 경기에는 재미교포와 아시아계 팬 뿐 아니라 미국인 관중까지 몰려들어 관중석에는 빈 자리를 찾기 힘들었다는 게 이형택의 귀띔이다.

이형택은 “현이 경기를 보니 서브가 잘 안될 때도 풀어나가는 위기관리 능력이 확실히 늘었더라. 멘탈이 전체적으로 좋아졌다. 지고 있어도 패할 것 같지 않더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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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나란히 카메라 앞에 선 앳된 표정의 정현(오른쪽)과 이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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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이형택이 해외 투어 생활을 할때 만해도 코트의 개척자로 모든 게 낯설고 쉽지 않았다. 정현은 중학생 때 개척자인 이형택 국내 경기 때 볼키즈를 하며 테니스 스타의 꿈을 키웠다.

이런 얘기를 꺼내자 이형택은 “내가 뭐 한 일이 있느냐. 현이가 다 잘해서 그런 것이다. 정현에 대한 ATP투어 관계자나 미디어 관심도가 높은 걸 보니 나까지 덩달아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고 웃었다.

정현 역시 롤 모델과 같은 이형택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시했다.

주니어 육성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25명 안팎의 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이형택은 “한국에선 상위권 주니어 테니스 선수 몇 명을 제외하고는 진로 고민이 많다. 미국에선 각 레벨 별로 주말 마다 대회가 많아 동기부여가 잘 되고 대학에 장학생으로 진출할 길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후배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꼭 운동선수가 아니더라도 학업이나 코치 등 다양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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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P투어 BNP파리바오픈이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만난 한국 테니스의 어제와 오늘 이형택과 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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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는 총상금이 797만 달러에 이르는 메이저 대회 다음으로 큰 규모다. 32강에 진출한 정현은 13일 세계 랭킹 15위 토마스 베르디흐(체코)와 맞붙는다. 베르디흐와의 상대 전적은 2전 전패.

이형택은 “이제 정현은 누구와도 해볼 만한 실력과 자신감을 갖췄다. 내일은 아카데미 원생들과 단체 응원을 오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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