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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우리의 성공을 통해 후배들에게 새로운 길이 열리길 바란다.”
베트남은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거둔 성공으로 한국 감독의 경쟁력을 실감했다. 박항서 사단의 도움을 받아 역사에 남을 ‘신화’를 썼기 때문이다. 한국 지도자의 능력이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확실하게 인지했다. 프로팀에서도 한국인 지도자 영입을 검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축구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부 팀에서 한국 감독 영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박항서 감독의 성공을 계기로 한국인 지도자 수요가 생기는 것 같다”라고 증언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4강 신화를 만든 이후 한국은 네덜란드 지도자와 깊은 인연을 유지했다. 조 본프레레, 딕 아드보카트, 핌 베어백 등이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베트남이 한국 감독을 원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베트남은 무엇보다 한국 코칭스태프의 구체적인 관리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식단, 운동 프로그램, 훈련 방식 등에 매료됐다. 전술적으로도 베트남 지도자들보다 수준이 높다. 한국이 히딩크 감독의 장점을 기대하며 네덜란드 출신 지도자를 영입했던 것처럼 베트남도 박 감독과 비슷한 능력을 갖춘 한국 사령탑을 원한다.
박 감독의 바람이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8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우리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다른 후배들에게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가 잘해서 후배들이 베트남 같은 해외에서 지도력을 뽐낼 수 있기를 바란다. 새로운 길을 열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진다. 한국의 많은 지도자들이 베트남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프로 경험이 있는 복수의 감독들이 에이전트를 통해 베트남 진출을 문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의 성공을 보고 새로운 꿈을 꾸는 후배들이 생긴 것이다. 조만간 박 감독의 뒤를 잇는 인물이 나타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베트남 외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한국인 감독을 원할 수 있다고 예측했지만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국 지도자의 장점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이 한국의 월드컵 성공 후에도 네덜란드 감독에게 흥미를 느끼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만 태국의 경우 박 감독에게만 흥미를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실한 건 기본 능력을 갖춘 지도자가 박 감독의 뒤를 이어 베트남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박 감독과 코치들이 보여준 것 이상의 성실함과 능력, 리더십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오히려 실패할 수 있다. 실제로 박 감독은 “우리가 보여줄 가장 큰 무기는 성실함이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케이팝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끈 비결은 명확하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행을 원하는 감독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도전해야 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포스트 박항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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