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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롱디 “외롭고도 달달한 일상 속 이야기 진솔하게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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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앨범 ‘그리워라’엔 일상 속 이야기 진솔하게 담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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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 헤어진 후 지질하게 미련 가득한 마음으로 그리워하는 노래 가사들이 한동안 차트 상위권을 차지해왔다. 윤종신의 ‘좋니’나 장덕철의 ‘그날처럼’ 같은 곡들이다. 이 곡의 가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만 볼 수 있게 설정해놓고 일기로 쓴 글들 같다. 최근 인디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주목받고 있는 남성 듀오 롱디의 ‘그리워라’에서도 이 같은 솔직함이 묻어난다.

‘지금은 웬수가 된 너이지만 온 우주가 너로 가득했던 밤이 있었다/ 너의 힘든 시절에 나 함께해주지 못했고 우린 다른 시간 속에 살았다/ (…) 혹시 엄마가 들을까 봐 화장실 물을 틀어놓고 엉엉엉엉엉 울었다’(‘그리워라’ 가사)

지난달 미니앨범(EP) <그리워라>를 낸 롱디를 지난 14일 경향신문사에서 만났다. 롱디는 오는 3월11일 열리는 공연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매진됐을 정도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롱디는 30살, ‘88년생’ 동갑내기 듀오다. 한민세는 작곡과 프로듀싱, 피아노 연주 등을 맡고 있다. 노래는 민샥(본명 김민석)이 한다. 각자 조용히 음악을 해오다 우연한 계기에 만나 팀을 결성하면서 지금의 ‘롱디’ 색이 완성됐다.

“철학을 전공했는데, 복학하고서 인턴 지원을 하기 위해 원서를 쓰다가 ‘취미란’에 쓸 취미조차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음악을 좋아하니까 컴퓨터로 음악 만드는 것을 취미 삼아보자는 마음에서 대학 3학년 때부터 작곡을 했고, 계속 음악을 하게 됐죠.”(한민세)

한민세가 함께 듀오를 할 보컬을 찾아헤맨 끝에 만난 것이 민샥이다. 민샥은 <보이스코리아> <슈퍼스타K> 등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법 이름을 알렸으나 데뷔하지는 못했다. 한민세의 노래를 민샥이 불러보니 멜로디와 보이스의 조합이 좋았다. 두 사람은 2015년 ‘취향수집’이라는 노래로 데뷔했다. 그룹명은 ‘장거리 연애를 하는 커플’을 의미하는 ‘롱디(롱 디스턴스·Long Distance)’로 정했다.

롱디의 노래가 달달한 것만은 아니다. 노래 ‘택시 드라이버’에서는 앞만 보고 달리는 택시 드라이버의 외로움을 그렸다. 노래 ‘참지 마요’에서는 “내일 당장 맨홀뚜껑 밟고 빠질지 몰라”라면서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기 위해 하고 싶은 걸 참지 마라”라고 노래했다.

“데뷔곡인 ‘취향수집’을 할 때만 해도 우리는 멋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한 해 두 해 지날수록 내가 일상생활에서 멋있는 사람이 아니라 지질한 사람에 가까운데, 멋있는 음악을 하는 건 거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의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담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했고, 앨범 <그리워라>에 담아낸 것 같아요.”(한민세)

올해 두 사람은 더 많은 활동을 할 계획이다. 민샥은 “‘가사 때문에 울었다’는 평을 받으면 제가 쓴 가사는 아니지만 무척 뿌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민세는 “방송활동을 많이 못하지만, 유튜브 같은 SNS를 활용해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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