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4 (월)

[TF기획-'수난의 엔카 여왕' 계은숙①] "무대로 돌아오겠다" 다짐 10년째 표류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팩트

계은숙은 대한민국 가수로는 최초로 일본 NHK '홍백가합전'에 7년 연속 출연한 엔카 가수로 명성을 날렸지만 국내 복귀가 뜻대로 안 되면서 불미스러운 일에 자주 연루돼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계은숙 팬카페(최영욱) 유튜브 캡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때 '엔카의 여왕'으로 불린 계은숙(55)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한국인으로는 처음 일본 'NHK홍백가합전' 7년 연속 출전이란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뒤 국내에 복귀, 10여 년간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성공 소식은커녕 오히려 마약과 사기 등의 혐의에 연루돼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최근에도 그는 사기혐의로 피소됐다. 일본 활동 20여 년간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며 수백억 원의 몸값을 자랑했던 그가 몇백만 원, 몇천만 원이 없어 지인들한테 돈을 빌리고 이를 갚지 못해 굴욕의 삶을 살고 있다. 화려했던 엔카 가수 계은숙의 명(明)과 암(暗)을 총 네 차례에 걸쳐 재조명한다.<편집자 주>

구치소 수감중 모친 장례식, "불효로 어머니 가슴에 못 박았다" 통곡

[더팩트|강일홍 기자] 'NHK 홍백가합전'은 NHK가 매년 12월 31일에 방송하는 남녀 대항 형식의 송년음악 프로그램이다. 한해 최고의 인기를 누린 스타가수들만 선정돼 명단에 오르는 것만으로 영광이란 평가를 받는다.

계은숙은 대한민국 가수로는 최초로 일본 NHK '홍백가합전'에 7년 연속(1988~1994) 출연한 엔카 가수로 명성을 날렸다. 이런 인기와 명성은 일본 가수 중에도 찾아보기 힘든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그가 2007년 11월 26일 각성제 소지 혐의로 도쿄의 자택에서 일본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큰 충격을 안겼다.

이후 그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강제 추방됐고 국내에서 두문불출하며 지냈다. 그 사이 가요계 안팎에서 계은숙의 복귀를 위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그를 도운 측근들은 "당분간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데 전념하고 있다"는 전언만 간간이 알렸다 . 일종의 이미지 작업을 위한 일련의 과정이었다.

3년 뒤 2010년 3월 26일, 계은숙은 서울 이태원 캐피탈 호텔에서 디너 콘서트를 갖고 조심스럽게 국내활동의 문을 두드린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후 그가 공식적으로 무대에 선 것은 이 때가 처음이다. 일본 아사히(テレビ朝日) TV는 이 모습을 담아 일본 팬들이 궁금해 하는 계은숙의 근황을 발빠르게 알린다.

더팩트

"무대로 돌아가겠다". 계은숙은 "할말도 많고 억울한 부분도 많지만, 다 떨쳐내고 가요계 복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더팩트 DB


당시 아사히 TV 인터뷰에 응한 계은숙은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일본으로 하루빨리 돌아가고 싶다 "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TV 인터뷰를 통해 일본 팬들에게 자신의 억울하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계은숙은 '스즈메노 나 미다'(すずめの涙, 참새의 눈물)를 불렀다.

이후에도 계은숙은 비공식적 활동을 계속하며 조심스럽게 국내 가요계 컴백을 타진하지만 매번 걸림돌에 부딪힌다. 국내 가요계 트렌드가 크게 바뀐 데다 대중적 시선과 관심마저 호의적이 않아 TV 출연 등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소식이 다시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14년 7월이다. 계은숙은 자신이 소유한 서울 강남 다가구주택 세입자와 전세계약을 맺으며 선순위 보증금 액수를 속인 혐의와 허위 서류로 외제차(포르쉐)를 리스해 이를 담보로 불법대출 받은 사기혐의를 받았다.

더팩트

일본 아사히(テレビ朝日) TV는 지난 2010 계은숙의 디너콘서트를 취재해 일본 팬들에게 근황을 발빠르게 알려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계은숙 팬미팅 무대. /계은숙 팬카페(최영욱) 유튜브 캡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와중에 이전 칩거 생활을 하는 도중 자택과 호텔 등을 오가며 필로폰을 소지하고 투약한 혐의까지 받는 다. 2015년 6월 25일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은 "계은숙이 자신의 집에서 3차례에 걸쳐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혐의를 받 고 있다"고 밝힌 뒤 그를 전격 구속했다.

당시 계은숙은 "부동산 사기를 당하고 기획사 문제도 생기는 등 경제적·정신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로드매니저였던 지인이 권한 필로폰을 흡입한 게 화근이 됐다"고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또 재판과정에서 계은숙은 "포르쉐는 보지도 못했고, 지인의 보증을 잘못 섰을 뿐 절대 사기의도는 아니었다"며 억울해 했지만, 마약 투약혐의가 겹치면서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2016년 대법원은 계은숙에게 징역 1년 2개월과 추징금 80만원을 확정한다.

이후 계은숙은 수원 구치소에 수감 도중 자신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모친이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는다. 법무부로부터 2박 3일간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어머니의 빈소를 찾은 계은숙은 "임종은 커녕 돌이킬 수 없는 불미스런 일로 어머님 가슴에 못을 박았다"며 통곡했다.<②편에 계속>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