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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정소민의 '아픈 손가락'[TF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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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난 인생을 재부팅하려는 배석류 役으로 열연
"석류한테 공감 많이 돼…위로해주고 싶어"


더팩트

배우 정소민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tvN 토일드라마 '엄마친구아들'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음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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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정소민에게 '엄마친구아들' 배석류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공감가는 지점들도 많았고 옆에서 위로를 건네주고 싶었단다. 애정을 가득 담아 만든 작품인 만큼 정소민은 캐릭터에 완벽히 동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위암 투병 연기부터 요리, 영어 등 많은 분야에 새롭게 도전해야 했지만 그래도 돌아가고 싶은 기억만 가득한 '엄마친구아들'이다.

정소민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tvN 토일드라마 '엄마친구아들'(극본 신하은, 연출 유제원)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극 중 배석류 역을 맡은 정소민은 "계속 응원하고 싶은 석류를 만나서 너무 행복했다. 지치는 순간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즐겁게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는 현장을 만나서 너무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품은 오류 난 인생을 재부팅하려는 여자와 그의 살아있는 흑역사인 '엄마친구아들'이 벌이는 파란만장 동네 한 바퀴 로맨스다. 총 16부작으로 지난 6일 최고 시청률 8.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정소민이 맡은 배석류는 매사에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인물이다. 맨몸으로 미국 유학을 떠나 대학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으며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글로벌 대기업 '그레이프'에 입사한다. 또한 운명 같은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오류 난 프로그램 속 기계처럼 고장이 나도 아주 단단히 고장 난 채로. 그러다 그의 인생의 살아있는 흑역사 재생기 최승효와 다시 마주한다.

배석류가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는 위암 투병 때문이었다. 배석류는 미국에서 위암 진단을 받은 뒤 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항암 치료까지 진행했다. 이 일로 회사를 1년간 쉬기도 했다. 가장 친한 친구인 최승효와 정모음(김지은 분)에게도, 가족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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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민이 '엄마친구아들'에서 배석류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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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민은 이런 배석류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단다. 그는 "인생에서 큰 갈림길에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공감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제 옆에 있다면 위로를 건네주고 싶고 한 발짝 떨어져서 응원하고 싶게 되는 캐릭터였어요. 석류는 몸과 마음이 너무 많이 아팠기 때문에 스스로의 뿌리라고 생각하는 혜릉동에서 치유를 받고 싶었을 거예요.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한순간에 확 바뀔 수 있을까요. 그사이에 오는 버퍼링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던 것 같아요."

석류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위암 투병 사실을 끝내 알리지 않다가 승효로 인해 그 사실이 온 가족들에게 밝혀지게 된다. 그때도 석류는 본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보다 늘 가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바빴다. 지금은 다 나았다며, 괜찮다고 말이다. 하지만 바닷가에서 처음으로 승효에게 그동안의 힘들었던 마음과 서러웠던 감정을 표출한다. 이 장면에서 정소민은 꾹꾹 눌러왔던 석류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터트려 호평받았다. 정소민 또한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석류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유일하게 손 내밀었던 사람이 승효였어요. 근데 승효가 그 당시 전화를 받지 않았으니까 약간의 원망이 있었죠. 그 감정을 숨기고 한국에 와서 승효를 대하려고 하다 보니 미묘한 긴장감이 필요했어요. 승효가 몸을 혹사하면서 일에 열중하는 모습을 볼 때 석류가 화를 내는데 그것도 연장선이라고 생각해요. 옛날의 나를 보는 것 같았던 거죠. 바닷가 장면을 통해 그동안 석류의 마음을 시청자분들께서도 받아들여 주신 것 같아서 저도 기분이 많이 좋았어요. 승효를 향한 원망과 그동안 마음이 아팠던 거에 대한 서러움이 한 번에 터진 장면이에요."

정소민은 이런 석류의 감정을 더욱 세밀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신하은 작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석류의 과거 서사를 쫓아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석류가 아팠던 게 과거의 일들이다 보니까 최대한 촬영할 때 이 과거 서사들을 촘촘히 채운 상태에서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가님께 석류가 '이 상태로 있다가는 부러지겠다고 처음 느낀 순간이 언제였나요?'라고 여쭤봤어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거니까요. 작가님은 석류가 갖고 있는 책임감과 씩씩함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버텨냈는데, 회사에 복직했을 때 사실은 너무 무섭고 두려웠고 억지로 나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는 감정을 느낀 순간이라고 해주셨어요. 그 얘기를 듣고 석류의 감정을 조금씩 쌓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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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민은 "인생의 가치권이 변하는 시점에 선 석류를 응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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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는 그렇게 한 번 무너졌지만 한국에 와서 다시 한번 일어난다.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새로운 분야에 망설임 없이 도전한다. 그 과정에서 무수한 실패도 있었기에 불안함과 자격지심도 느끼지만 석류는 그 감정을 애써 무시하지 않고 받아들이면서 또 한 번 성장한다. 정소민은 이런 석류의 삶을 보면서 많은 감정을 느꼈단다.

"석류를 만나면서 제가 생각했던 인생의 방향성에 대해 확신을 얻었어요. 모르고 있는 거를 알았다는 느낌보다는 '나도 이렇게 생각했는데 석류도 이렇네'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응원하게 되는 마음이 생겼어요. 저도 제 삶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워가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는데 석류 역시 그렇게 가치관이 바뀌는 지점에 서 있다 보니까 그런 석류를 만나면서 되게 반가웠죠. 그 과정이 절대 순탄치는 않으니까 안쓰럽기도 하고 위로를 건네고 싶기도 하고 또 응원하고 싶었어요."

씩씩하면서도 강인했던 석류가 유일하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또 무너지는 건 오직 승효 앞에서다. 석류는 승효 앞에서 늘 솔직했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정소민은 석류에게 승효의 존재가 엄청 컸을 것 같단다.

"사실 가족이라도 못 나누는 감정이나 속 얘기들이 있잖아요.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수치스러운 모습까지 말이죠. 그걸 있는 그대로, 가장 솔직하게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게 승효였던 것 같아요. 승효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둘이 이어졌던 게 아닐까요.(웃음)"

'로코'(로맨틱 코미디) 장르이기는 하지만 '엄마친구아들'은 석류와 승효의 러브라인에만 중점을 두지 않는다. 이에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로코 케미'를 더 보고 싶다는 아쉬운 목소리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석류가 한국으로 오면서 가족들에게도 수많은 사건들이 생기고 또 그걸 계기로 각 캐릭터들 모두 한 단계 성장한다. 이같은 따뜻한 이야기 또한 '엄마친구아들'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됐다. 정소민 또한 이런 점이 좋았단다. 정소민에게 '엄마친구아들'은 공감이자 새로운 도전, 그리고 따뜻함이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청춘들이 아프고 힘든 시기에 놓인 경우가 많잖아요. 번아웃을 겪는 분들도 많을 거고. 그런 이야기를 다루는 것도 너무 좋았고 우리가 봐온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들도 같이 그려지는 게 너무 좋았어요. 내 세대 말고 또 가까운 세대의 이야기다 보니까 두 세대의 이야기가 같이 다뤄지는 게 굉장히 따뜻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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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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