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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올림픽] "잘했어"…이상화 눈물 닦아준 고다이라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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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의 이상화(왼쪽)와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뉴스1 DB©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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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스1) 김도용 기자 = 이상화(29)와 고다이라 나오(32·일본)가 경기장 안에는 치열한 라이벌전을, 경기장 밖에서는 뜨거운 우정을 선보였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 출전, 각각 준우승과 우승을 차지했다.

둘의 격돌은 대회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올림픽 2연패 주인공이자 세계기록 보유자인 이상화와 지난 시즌부터 2년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고다이라의 맞대결은 한국, 일본은 물론 전 세계 빙상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둘은 경기 전 항상 취재진으로부터 상대 선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에 대한 대답을 해야 했다. 고다이라는 지난 4일 "이상화와 뜨거운 레이스를 펼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다이라의 공언대로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먼저 레이스에 나선 고다이라는 36초94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이어 출발한 이상화는 초반 100m를 10초20으로 통과, 고다이라보다 0.06초 빠른 기록을 자랑했다. 최종적으로는 고다이라의 승리로 끝났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내기 충분한 명승부였다.

뜨거운 레이스 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먼저 레이스를 마친 고다이라가 이상화를 기다린 뒤 다가가 한국말로 "잘했어"라고 격려했다. 고다이라는 "상화가 그동안 받았을 압박을 잘 알고 있다. 이를 이겨낸 이상화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경기가 모두 종료된 뒤 이상화는 고다이라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 고다이라는 이상화를 격려하면서 우정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둘의 훈훈한 광경은 경기가 모두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이어졌다. 고다이라는 이상화가 인이어를 끼는 것을 도왔다. 둘은 서로에 대한 질문에 답할 때 눈을 마주치며 웃고, 손을 잡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강력한 라이벌 사이로 거론됐지만 사실 둘은 오래전부터 국제 대회 경험을 통해 우정을 쌓았다.

경기가 펼쳐질 때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지만 경기가 끝나면 패자가 승자에게 먼저 다가가 축하해주는 사이였다.

고다이라는 "3년 전 서울에서 열린 대회에서 내가 1등을 하고 바로 네덜란드로 출국해야 돼서 공항에 가야했다. 그때 상화가 택시를 잡아주고 택시비도 내줬다. 패한 선수라면 기분이 안좋을 수 있는데 이런 친절에 너무 고맙고 기분이 좋았다"고 옛일을 떠올리기도 했다.

서로 만났을 때 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서로 선물을 주고받으면서 교류를 하고 있다.

이처럼 안에서 경쟁하고 밖에서 우정을 나누면서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성장, 유럽과 미주 선수들이 주름잡던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아시아 선수들이 정상을 다툴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이상화는 기자회견에서 "고다이라는 500m, 1000m 뿐만 아니라 1500m까지 도전한다. 힘들텐데 존경할 수밖에 없다. 옆에서 보면 참 자기 관리를 잘하는 친구"라면서 "(고다이라 같은) 라이벌이 있기에 나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고다이라의 존재가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dyk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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