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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하노이 공항부터 시내까지… 베트남 시민들 "박항서" 외치며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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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챔피언십 결승전… 우즈베크와 눈밭 혈전 끝 분패

박감독, 베트남 노동훈장 받을 듯

AFC(아시아축구연맹) 주최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8일 수도 하노이 시내에 나타나자 붉은 물결이 넘실거렸다. 이미 공항부터 시작된 교통 정체는 도심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베트남 축구의 기적을 쓴 대표팀과 박항서(59) 감독이 탄 2층 버스 주변으로 수많은 시민이 몰려들어 금성홍기(베트남 국기)를 흔들었다. 곳곳에 태극기를 든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박 감독과 선수단은 이날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만난 뒤 대표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귀국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현지 언론은 동남아 축구 역사상 최고 성적을 일군 베트남 대표팀은 1급 노동훈장, 박 감독과 미드필더 응우옌 꽝 하이, 골키퍼 부이 띠엔 중은 3급 노동훈장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지난 27일 중국 창저우에서 우즈베키스탄과 U-23 챔피언십 결승전을 치렀다. 호주와 이라크, 카타르 등 아시아 강팀을 누르고 최종 관문에 진출한 베트남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체격 조건에서 앞선 우즈베크와 경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운동장을 뒤덮은 폭설도 문제였다. 제설 작업 때문에 전반전이 끝나고 1시간 만에 후반전에 돌입할 정도로 눈이 많이 내렸다. 1년 내내 따뜻한 날씨에 눈 구경하기 어려운 베트남 선수들에게 '눈밭 축구'는 그 자체로 큰 도전이었다.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돌입한 연장전에서 베트남은 연장 종료 직전 골을 허용하며 분루를 삼켰다. 경기 후 박 감독은 이런 위로의 말을 남겼다. "응원해 준 팬들에게 죄송합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모든 능력을 쏟았고, 때로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순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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