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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평창 동계올림픽 G-24]러시아 ‘도핑 스캔들’ 일어난 실험실, 레스토랑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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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B’ ‘멜도니움’ 등 이색 메뉴…소치, 매년 650만 찾는 관광지로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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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금지를 초래한 2014 소치 올림픽 도핑 스캔들의 근원지인 도핑 실험실이 레스토랑으로 변신해 운영 중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변모한 레스토랑에는 ‘샘플B’ ‘멜도니움’과 같이 도핑을 연상시키는 이색 메뉴를 내놓고 관광객을 맞고 있어 눈길을 끈다.

AP통신은 올림픽 이후 4년 만에 다시 찾아간 소치가 올림픽 개최 후광으로 인구가 50% 이상 늘어 60만여명이 거주하고, 매년 65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활기찬 관광지로 탈바꿈했다고 15일 전했다.

러시아는 소치 올림픽 당시 자국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금지약물을 복용시킨 뒤 문제의 도핑 실험실에 작은 구멍을 뚫어 샘플을 빼돌린 뒤 깨끗한 것과 바꾸는 수법으로 조직적인 도핑을 저질렀다. 지금은 미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반도핑기구(RUSADA) 모스크바 실험실 소장 그리고리 로드첸코프 박사의 목숨을 건 폭로로 러시아의 음모는 만천하에 공개됐다.

이 레스토랑에서 판매하고 있는 음료 메뉴 중 ‘샘플B’는 선수의 첫 도핑 샘플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최종 판단을 하기 위한 샘플 이름이다. 이 레스토랑의 샘플B는 테킬라, 삼부카, 핫소스를 섞은 칵테일 이름이다. 테니스 스타 샤라포바가 2016년 양성반응을 보여 출전금지 징계를 받은 멜도니움을 본뜬 메뉴 멜도니움은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 압생트에 레드불 음료를 섞은 칵테일이다. 식당 주인은 “이 건물이 가진 사연을 잊지 말자는 뜻이다. 역사니까”라고 밝혔다. 그는 “비록 그게 러시아에 달갑지 않은 것일지라도…”라고 덧붙였다.

당시 도핑 실험실 건물은 사무 공간으로도 변신했다. 샘플을 빼돌리던 구멍 등 증거는 사라졌고, 그때의 흔적이나 분위기조차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실험실 외에 다른 올림픽 유산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올림픽 시설과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60조원 이상 퍼부은 혜택을 소치는 고스란히 누리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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