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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펩 잡은 ‘천적’ 클롭맨시티 목 ‘방울’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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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홈경기 4-3 승리 이끌어…전방압박으로 실수 유도 주효

펩 감독 상대 유일한 우세 기록…‘무적’ 맨시티에 시즌 첫 패 안겨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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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을 꺾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가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 맨시티 지휘봉을 잡고 치른 315경기에서 패한 게 27번밖에 안된다. 백분율로 따지면 8.6%. 실리축구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조제 무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패전율이 14.0%, 안토니오 콘테 첼시 감독의 패전율이 16.4%인 것을 봐도 펩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맨시티를 꺾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복권 당첨 수준의 상황이 나오거나, 상대가 서로에게 태클을 가하거나, 우리 페널티박스 내에 깊이 들어앉아서 아무 일도 일어나질 않길 바라야죠.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날 가능성이 없지요.”

펩은 거의 모든 감독들과의 상대전적에서 앞서 있다. 무리뉴에게 9승7무4패,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에게 6승4무2패,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에게 6승3무3패, 마누엘 펠레그리니 전 맨시티 감독에게 8승1무2패, 우나이 에메리 파리 생제르맹 감독에게 6승4무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펩을 꺾는 건 어려워졌다. 리그 22경기에서 무패가도를 달렸다. 리그컵과 FA컵에서도 지는 법을 잊어버렸다.

마침내 리버풀이 맨시티의 목에 방울을 다는 데 성공했다. 15일 안필드에서 맨시티를 4-3으로 잡고 맨시티에 리그 첫 패를 안겼다. 클롭이 펩의 ‘천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리버풀의 승리도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다. 5승1무6패로 펩이 상대전적에서 유일하게 열세에 놓여 있는 감독이 바로 클롭이기 때문이다. 펩이 기록한 전체 패전의 22.2%를 클롭이 안겼다. 더 놀라운 건 클롭이 꽁무니를 빼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면서도 펩을 이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비결은 전방압박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클롭은 전방압박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게겐프레싱을 창안한 감독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강력한 전방압박으로 맨시티의 실책을 이끌어낸 게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김세윤 축구평론가는 “기술이 좋은 팀에는 전방압박이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역설적으로 기술 좋은 팀에 가장 먹힐 수 있는 전술도 전방압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펩이 이끄는 팀들은 전방압박을 당해도 롱킥을 웬만해선 안 때린다. 그래서 더 클롭의 전방압박이 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축구는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스포츠다. 클롭은 그 실수를 상대 위험지역에서 이끌어내기 위해 수비의 리스크를 감수하고 전방압박에 올인한다. 펩은 “상대가 볼 없는 상황에서 정말 공격적이었다”며 “그 부분을 컨트롤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승자와 패자의 희비는 엇갈렸다. 하지만 축구가 왜 ‘아름다운 경기’라고 불리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는 점에선 두 감독 모두 승자였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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