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스노보드 전설 숀 화이트, 100점 만점으로 당당히 평창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숀 화이트가 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스노매스에서 벌어진 2017~2018시즌 FIS(국제스키연맹)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환호하고 있다. | 숀 화이트 인스타그램 캡처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스노보드의 전설 숀 화이트(32·미국)가 당당히 평창행 티켓을 끊었다. 지난해 10월 악몽 같았던 부상을 극복하고 자신의 두 번째 만점 경기를 펼치며 네 번째 올림픽 무대 진출을 확정지었다.

화이트는 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스노매스에서 벌어진 2017~2018시즌 FIS(국제스키연맹)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100점으로 우승했다. 호주의 스코티 제임스(24)는 96.25점으로 2위, 일본의 토츠카 유토(16)는 94.50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극적인 우승이었다. 1차와 2차 시기에서 실수를 범하며 각각 22.75점, 63.75점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던 그는 마지막 3차 시기에서 100점을 받았다. ‘더블 맥트위스트1260’과 ‘프론사이트 더블콕 1440’을 모두 성공시키며 2012년 X게임 이후 다시 한 번 만점에 성공했다. 이로써 화이트는 4차례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다.

화이트는 지난해 10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중 약 7미터 높이에서 머리부터 떨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출혈을 일으킨채 얼굴과 복부가 크게 손상됐다. 바로 입원해 62바늘을 꿰매며 계획대로 훈련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부상으로 인해 화이트는 지난해 11월 평창 올림픽 D-100일을 기념하는 미국 대표팀 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는 화이트가 부상으로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 예상하고 화이트를 초정하지 않은 것이다.

스포츠서울

부상 후 재기를 다짐하는 숀 화이트 | 숀 화이트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자 화이트는 자신의 SNS를 통해 투지를 불태웠다. 그는 이마에 큰 흉터가 보이는 사진과 함께 “언제나 그랬듯 내 한계를 향해 밀어붙일 것이다. 큰 부상을 당했지만 괜찮다. 부상에 굴하지 않겠다. 꼭 올림픽 무대로 돌아가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화이트는 평창행을 확정지은 후 “내 인생 최고의 날이다. 1차와 2차 시기에 넘어졌으나 마지막 3차 시기에 해냈다. 경쟁에서 이긴 것 뿐이 아닌 100점을 받았고 올림픽 팀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항상 나를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제 우리는 한국으로 간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농구가 곧 마이클 조던, 마이클 조던이 곧 농구였던 것처럼 숀 화이트는 스노보드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의 이름을 딴 스노보드 장비와 스노보드 의류, 그리고 비디오게임까지 화이트 자체가 하나의 문화다. 당연히 커리어도 압도적이다. 윈터 X게임 금메달 숫자만 13개에 달하며 2006 토리노 올림픽과 2010 벤쿠버 올림픽서도 금메달을 수상했다. 동계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가 가장 가치 있는 선수로도 꼽혔는데 2014 소치 올림픽 당시엔 연평균 소득 2000만 달러로 1500만 달러의 김연아를 제치고 1위에 오른바 있다.

하지만 화이트에게 소치 올림픽은 악몽이었다. 그를 위해 만들어진 종목이라고 평가 받았던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4위에 그치며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소치 오림픽 최대의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이후 화이트는 변화를 꾀했다. 평생을 함께 할 것 같았던 코칭스태프를 전면 교체하며 처음부터 다시 기량을 갈고 닦았다. 소치에서 느낀 설욕을 4년 후 평창에서 갚기 위해 절치부심했고 극적으로 평창행 티켓을 차지했다.

화이트가 주춤한 사이 제임스와 유토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노장과 신예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진 가운데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무대는 전설과 젊은 피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