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격렬한 빙판 위 남북 단일팀 ‘평화올림픽’ 흥행 선봉으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무르익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단일팀 엔트리 늘려 북 6명 합류

실력차 없고 조직력 유지도 무난

메달권 밖 단일팀 자체에 큰 의의

예선 마지막경기 일본전 ‘빅매치’

공동 응원속 전세계의 관심 집중

“남북 어우러진 빙판 상상만해도…”



남북한이 올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단일팀 구성에 합의한 가운데, 15~16명의 북한 선수를 남으로 보내 합동훈련을 통해 6명 안팎의 선수를 단일팀에 최종 합류시키기로 한 것은 아이스하키 종목의 특성 덕분에 가능했던 시나리오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팀 엔트리가 23명(골리 3명)으로, 이 가운데 22명이 출전하는 단체종목이다. 경기는 골리(골키퍼) 1명에 필드 플레이어 5명(수비 2, 공격 3)이 하는데, 필드 플레이어 5명씩으로 구성된 4개 조가 수시로 교체 투입된다. 얼음판 위에서 급제동과 급회전을 반복하는 등 빠르게 움직이고, 순간적으로 힘을 내야 하기 때문에 30초 이상 뛰면 근육이 경직돼 필드 플레이어 20명 전원이 고루 출전한다.

북한 선수 15~16명이 남한 대표팀과 합동훈련을 하면 세라 머리 남한팀 감독 등이 단일팀에 필요한 자원 6명가량을 선발할 예정이다. 남한팀 23명 등 총 29명의 단일팀 엔트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협력해 북한에 와일드카드를 줘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단일팀의 북한 선수를 6명 정도로 제한한 것은 단일팀의 의미를 살리면서 남한 선수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다. 북한 선수가 너무 적어도 단일팀 분위기가 나지 않고, 너무 많을 경우엔 팀 조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팀은 평창올림픽 B조에서 스위스(2월10일), 스웨덴(12일), 일본(14일)과 맞서는데 매 경기 선수들을 바꿔 22명을 출전시킨다. 북한 선수를 2명 넣을 경우 한 경기에 남한 선수 2명이 빠지지만, 세 번의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빠진 남한 선수들도 나머지 2경기에서 뛸 수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남북(남한 21위, 북한 25위)의 실력 차가 크지 않고, 개최국 출전 자격이어서 올림픽에서 입상을 기대하는 정도는 아니다. 역대 전적은 2승4패로 북한의 우위다. 남자 아이스하키팀(남한 21위, 북한 39위)이 이번 올림픽에서 최소 1승 등 ‘이변’을 기대하는 것과 다르다.

10여일의 짧은 합동훈련과 북한 선수 변수가 조직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부상 선수라도 나오면 대체 효과는 더 크다. 아이스하키 관계자는 “필드 플레이어 20명 중 북한 선수가 2명이어서 기존 한국 대표팀이 크게 부담스러워할 규모는 아니다. 북한도 훈련을 해왔을 것이다. 짧은 시간에 호흡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남북 올림픽 역사에서 첫 단일팀 구성은 세계 평화를 대원칙으로 내세운 올림픽 운동의 방향과 일치한다. 앞서 분단 독일(동독과 서독)이 1956년 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부터 1964년 도쿄 여름올림픽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올림픽 독일연합 선수단’으로 단일팀을 구성한 적이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는 전세계 미디어의 관심도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북 공동응원단의 함성을 바탕으로 2월14일(오후 4시40분) 벌이는 B조 마지막 일본전은 승패와 상관없이 남북한 국민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줄 것으로 보인다.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는 한 경기단체 임원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남북 선수들이 함께 이기려고 애쓰고, 끝나고 나서 헬멧을 벗고 관중에게 인사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뭉클하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사람과 동물을 잇다 : 애니멀피플]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