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새 테니스 여왕은 나" 스티븐스 US오픈 우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윌리엄스 후계자' 슬론 스티븐스(24·미국)가 2017년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순간 손으로 입을 막으며 믿기지 않는 듯한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크게 점프하며 이내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때 미국 여자 테니스 기대주였지만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던 지난 1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은 '윌리엄스 후계자 전쟁'으로 압축됐다. 세계랭킹 17위인 매디슨 키스(22·미국)와 스티븐스가 맞붙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결승전은 싱겁게 끝났다.

스티븐스는 1세트부터 상대가 실책을 연발한 틈을 놓치지 않고 기선을 잡았다. 1세트에서 스티븐스의 실책은 단 2개. 반면 키스는 무려 17개의 범실을 하며 3대6으로 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도 키스는 실책 13개로 0대6 완패를 당했다.

이번 대회에 세계랭킹 86위로 시드를 배정조차 받지 못했던 스티븐스는 자신의 첫 메이저대회 결승 진출에 이어 우승까지 이뤘다.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이 산정되기 시작한 1975년 이후 시드를 배정받지 못한 선수가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스티븐스가 다섯 번째. 또 US오픈으로 한정하면 두 번째 기록이다.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세계랭킹이 957위였던 스티븐스의 우승은 한마디로 예상을 뒤집은 깜짝 우승. 하지만 그녀의 과거를 보면 '깜짝 우승'이라는 말을 쓰기에는 무색하다.

스티븐스는 20세였던 2013년 호주오픈 4강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낸 뒤 투어 4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1위까지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마친 뒤 왼발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어 코트를 떠나야 했다. 당연히 1년여 코트를 비운 사이 세계랭킹은 957위까지 떨어졌다. 스티븐스도 "나 스스로도 투어 무대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반전 드라마를 쓰는 데에는 단 두 달이면 충분했다. 지난달 웨스턴&서던 오픈 준결승에 진출하며 기량을 끌어올린 뒤 이번 US오픈 준결승전에서는 비너스 윌리엄스(37·미국·세계 9위)를 제압하며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생애 첫 우승과 함께 우승상금 370만달러(약 41억8000만원)까지 받아 최고의 하루를 만들었다.

[조효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