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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SPO 시선] '화수분' 제주, '핵심 전력' 이적에도 '믿는다'는 조성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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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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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제주 유나이티드가 또 외국인 선수와 작별한다. 주인공은 이번 시즌 9골 2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했던 마그노다. 조성환 감독은 시즌 중이지만 마그노의 이적을 허락했다. 제주의 '화수분 축구'가 또 힘을 발휘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FC서울과 경기를 앞두고 "뉴스가 있다"며 충격적인 선언을 했다. 조 감독은 "마그노가 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제주를 떠난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샤르자로 이적한다"고 알렸다. 제주가 16강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마그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한 결과다.

제주는 시즌 초반부터 줄곧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현재는 2위를 달린다. 우승을 다투고 있는 팀이 핵심 선수를 연이어 이적시켰다. 마그노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여름 마르셀로와 황일수가 각각 일본 J리그 오마야 아르디자와 중국 슈퍼리그 옌볜 푸더로 이적했다. 두 선수 이후 마그노의 어깨는 더 무거워지기도 했다. 마그노까지 보내면 과연 팀이 유지될 수 있을까.

일단은 제주 구단과 조 감독은 마그노의 의사를 존중했다. 조 감독은 "선수의 꿈을 포기하게 만들 수 없었다. 합당한 조건이 있으면 보내줘야 한다. 어차피 이적을 막아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겨 경기력을 보장할 수 없다"며 이적을 허용한 이유를 밝혔다.

마그노의 공백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조 감독이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새로운 선수들이 '화수분'처럼 나올 것이란 믿음이다. 조 감독은 "선수들을 믿는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선수가 또 나올 것"이라며 팀에 신뢰를 보냈다. 이어 "(류)승우, 멘디가 (마그노 이적을) 좋아라 하며 활약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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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 조 감독은 화려한 커리어는 아니지만 오른쪽 수비수로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 아래서 유공 코끼리의 전성기를 이끈 멤버다. 그런 조 감독도 주전 자리를 꿰차기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조 감독은 "나도 수혜를 받았다. 최윤겸 전 강원 감독과 6개월 정도 2군에서 열심히 하고 있으니 기회가 오더라"며 열심히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이어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기회가 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주, 그리고 조성환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을 기용하는 데 거침이 없다. 선수가 해외 이적을 원하면 의사를 적극 존중한다. 대표적인 선수가 윤빛가람이다. 그는 K리그에서 부침을 겪다가 제주에서 기량이 만개해 옌볜에서 활약하다 복귀했다. K리그에서 가장 촉망받는 오른쪽 윙백 안현범도 한때 "호텔에서 접시를 닦았"지만, 이제 제주에 없어선 안될 선수가 됐다. 제주는 외국인 선수까지도 '농사'를 잘 짓기로 유명한 팀이기도 하다.

조 감독은 "외국인 선수든, 국내 선수든 '제주에 오면 좋은 곳에 갈 수도 있다'는 인식을 준다면 선수 영입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적극적으로 선수들의 이적을 돕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 스스로도 지나치게 긍정적인 해석이란 걸 알고 있다면서도 새로운 선수가 나올 것이라 철썩같이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셀로, 황일수가 팀을 떠난 뒤에 제주의 경기력이 곤두박질치는 일은 없었다. 핵심 선수들의 연이은 이적 가운데도 제주의 조직력엔 큰 문제가 없다. 서울전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거뒀지만, 벌써 8경기 무패 행진하며 6승 2무를 거뒀다. 뚜렷한 스타플레이어나 A대표팀 선수는 없지만 K리그에서 가장 눈에 즐거운 공격을 펼치고 있다. 조 감독의 믿음이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란 뜻이다.

이번에 등장할 마그노의 대체 선수는 누가 될까. 조 감독의 예상대로 서울전에서 K리그에 데뷔해 10분 동안 활약한 류승우가 유력한 후보다. 그러나 또 다른 선수가 급격히 부상할 수도 있다. 제주의 스쿼드엔 누가 새로 등장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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