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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쉽지 않은 포수 육성, 포수 역할론 변화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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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7프로야구 5연패 넥센 히어로즈와 6연승 SK와이번스의 시즌 두번째 대결이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8회말 수비에서 포수마스크를 쓴 넥센 주효상이 박기택 주심으로부터 마스크를 넘겨받고 있다.2017.04.19. 인천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KBO리그 대부분의 팀이 포수 육성에 애를 먹고 있다. 전략적으로 포수를 육성하고 있으나 좀처럼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24세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포수진 구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년째 롯데 강민호(32)와 두산 양의지(30) 2강 구도다. 국가대표팀 포수 두 자리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강민호가 부상으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으나 당장 국제대회가 열리면 강민호와 양의지를 대체할 포수를 찾기 힘들다.

그런데 두 포수 모두 어느덧 30대가 됐다. 베테랑 한 명, 신예 한 명의 이상적인 포수진 조합이 불가능하다. 20대 포수 중 크게 돋보이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NC 김태군(28), 넥센 박동원(27), LG 유강남(25) 등이 20대 초반부터 각 팀의 주전 포수로 올라섰지만 의심 없이 태극마크를 맡기기에는 불안한 면이 없지 않다. SK 이재원(29)과 kt 장성우(27) 또한 기대했던 만큼 빠르게 대형 포수로 올라서지는 못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포수를 맡고 있는 KIA 김민식(28)과 한화 최재훈(28)도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선 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외부평가다.

문제는 오는 11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야구 챔피언십이다. 24세 이하, 혹은 3년차 이하 포수 2명을 뽑아야 하는데 20대 초반에 1군 무대에서 뛰고 있는 포수 자체가 드물다. 넥센 주효상(20)과 NC 박광열(22) 두 명만 올시즌 1군에서 2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나이에 관계없이 선수를 선발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 세 장 중 두 장을 포수 포지션에 쓰지 않으면 제대로 된 팀을 꾸리기 어렵다.

이유 없이 포수 육성에 유독 긴 시간이 걸리고 애를 먹는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포수는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보다 마이너리그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다. 그만큼 포수는 신경 써야 할 게 많다. 현장 지도자들은 “포수가 수비 기본기를 다지고 투수를 능수능란하게 리드하기 위해선 400~500경기는 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포수 출신인 조범현 전 kt 감독은 “포수는 볼배합을 할 때도 하나하나에 목적이 있어야 한다. 아무 의미 없이 움직여서는 안 된다. 훈련도 많이 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하는 게 포수”라고 입버릇처럼 강조했다.

유독 아시아 국가들이 포수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미국은 투수가 포수를 리드하는 경우도 많다. 경기 전 투수와 포수가 전력분석을 통해 게임플랜을 짜고 그라운드 위에선 동등한 입장이 된다. 그런데 우리는 포수가 모든 것을 다 맡아서 하니 힘들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예전부터 일본야구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이런 풍토가 자리 잡은 것 같다. 그러나 이대로는 포수 육성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대표팀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2010 아시안게임까지 긴 시간 동안 박경완에게 안방을 맡겼다. 현재 SK 배터리 코치를 맡고 있는 박경완은 현역시절 상대 타자의 약점을 파고드는 절묘한 볼배합으로 이름을 날렸다. 앞서 포수들의 짐을 덜어야 한다고 주장한 야구계 관계자는 “수준급 포수의 기준을 박경완으로 잡아버리면 선수와 지도자 모두 끝도 없이 힘들어진다. 포수 역할의 재정립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고 주장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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