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한국시간)부터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 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볼빅챔피언십에는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출전하지 않는다. 잇단 부진에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3주를 쉬기로 했기 때문이다. 리디아 고와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초박빙 경쟁'을 하는 세계 2위 유소연이나 세계 3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에게는 호기라고 할 만하다.
현재 세계랭킹 포인트는 리디아 고가 8.60점, 유소연이 8.47점, 쭈타누깐이 8.38점으로 차이가 매우 작아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1위와 3위 점수 차가 0.22점에 불과하다. 유소연이나 쭈타누깐 누구든 볼빅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단번에 세계랭킹 1위에 오르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유소연은 5위만 하더라도 쭈타누깐이 3위 밖으로 밀리면 1위가 될 수 있다. 쭈타누깐 역시 3위에만 오르면 유소연이 5위 밖으로 밀릴 경우 세계 1위에 등극한다. 2006년 여자골프 세계랭킹이 처음 도입된 이후 1위 자리에 올랐던 선수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신지애, 미야자토 아이(일본), 크리스티 커(미국), 쩡야니(대만),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박인비, 리디아 고까지 총 9명뿐이다. 유소연과 쭈타누깐은 누가 10번째 세계 1위의 주인공이 될지 경쟁을 벌이는 셈이다.
대회 주최 측이 이런 흥행 스토리를 놓칠 리 없다. 그래서 유소연과 쭈타누깐을 재미동포 미셸 위와 함께 1, 2라운드 같은 조로 편성했다.
이번 대회에서 유소연은 세계 1위를 포함해 무려 '네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도전에 나선다.
세계 1위 등극 여부가 그 첫 번째 토끼라면 시즌 상금 100만달러 돌파는 두 번째로 잡으려는 토끼라고 할 만하다. 현재 상금 90만9473달러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유소연은 LPGA 입문 후 단 한 번도 상금 순위에서 10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고 100만달러 이상을 챙겼다. 유소연의 마음은 이번 대회에서 일찌감치 6년 연속 '100만달러 클럽'에 가입해 놓는 것이다.
유소연은 또 12개 대회 연속 '톱10' 진입도 함께 노린다. 지난해 마지막 3개 대회에서 10위 이내에 들었던 유소연은 올해는 출전한 9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10위 밖으로 밀리지 않았다. 특히 지난주 킹스밀챔피언십에서는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치면서 극적으로 '톱10' 행진을 이어갔다. 이 부문 LPGA 신기록은 카리 웹(호주)이 보유하고 있는 '16회 연속 톱10'이다.
연속 컷통과 기록은 '64'에 도전한다. 유소연은 2014년 9월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실격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컷을 당하지 않고 있다. 웹이 세운 57개 대회 연속 컷 통과 기록은 넘어선 지 오래고 이제 68개 대회 연속 기록을 갖고 있는 소렌스탐까지도 4개 대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현역 최다 연속 컷통과 기록은 폴라 크리머의 '82개 대회 연속'이다. 지금 분위기라면 그마저도 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대회에는 올해 준우승만 3차례를 차지한 전인지가 출전해 시즌 첫 우승에 다시 도전한다. 새 캐디와 호흡을 맞추는 허미정과 1승이 목마른 슈퍼루키 박성현도 우승 후보로 출전한다. '매치플레이 퀸'이 된 김세영과 킹스밀챔피언십 우승으로 4벌타 논란을 떨쳐낸 렉시 톰프슨(미국)도 시즌 2승을 겨냥해 출사표를 던졌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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