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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그때 그 레시먼, PGA 2승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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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비테이셔널' 11언더파 역전 우승

10여년전 KPGA 뛰며 깊은 인상

조선일보

마크 레시먼(34·호주·사진)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1년 남짓 뛰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06년 지산리조트 오픈에서 레시먼은 공동 2위 그룹을 무려 10타 차이(역대 2위 기록)로 따돌린 일이 있다. 그가 국내 팬 사이에 더 유명해진 것은 2009년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왕에 올랐을 때였다. 'KPGA가 배출한 최고 선수'라는 농담까지 나왔다.

국내 팬들의 기억 속에 희미해지는 듯하던 레시먼이 20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플로리다주 올랜도 베이힐 골프장)에서 PGA 투어 통산 2승째를 올리며 상금 156만6000달러(약 17억5000만원)를 받았다. 2012년 트래블러스챔피언십 우승 이후 5년 만이다.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3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레시먼은 16번홀(파5)에서 16m짜리 이글 퍼트에 성공하면서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2개로 3타를 줄인 레시먼은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케빈 키스너와 찰리 호프먼(이상 미국)을 1타 차이로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이 대회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골프의 전설 아널드 파머가 우승자를 축하해 주는 전통으로 유명했다. 전설의 공백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날 많은 팬이 트로피를 앞에 놓고 기념사진을 찍는 레시먼 가족을 보면서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했다. 아내 오드리와 두 아들이 레시먼과 함께 트로피를 앞에 놓고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아내의 배 속에는 7월 출산 예정인 딸도 있었다.

레시먼은 2년 전 홀아비가 될 뻔한 아찔한 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마스터스 출전 준비를 위해 오거스타에 있던 당시, 아내가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생사를 오간 것이다. 급히 집으로 돌아온 그에게 의사는 "아내의 생존 확률이 5%"라고 했다. 아내는 기적처럼 건강을 되찾았고, 레시먼은 다시 필드에 설 수 있었다.

레시먼은 "아내가 고비를 넘긴 이후 승부에 대한 집착이 사라졌다"며 "골프는 골프일 뿐, 살고 죽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했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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