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녀린 이미지 뒤엎는 역설적 재미
약자 위해 싸우는 모습에 대리만족
로맨스와 스릴러의 절묘한 조화
조폭 보스 임원희 코믹 연기도 볼 만
JTBC ‘힘쎈여자 도봉순’ 인기
![]() |
17일 촬영 현장을 공개한 배우 박형식·박보영·지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기의 가장 큰 요소로는 단연 ‘뽀블리’ 박보영이 꼽힌다. 극 중 게임업체 CEO인 안민혁(박형식 분)의 경호원 도봉순 역할로 나오는 박보영은 키 158cm, 몸무게 41kg의 가녀린 체구로 건장한 조폭들과 불량 청소년 무리를 압도한다. 드라마 평론가 공희정은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괴력을 선보이는 모습이 역설적인 재미를 선사한다”며 “전형적인 히어로가 아닌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소시민적 영웅이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해 괴력을 사용하는 것이 통쾌한 느낌을 준다”고 분석했다.
![]() |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은 액션과 스릴러를 접목해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탈피했다 아담한 체구의박보영은 두 남자를 동시에 들 만큼 남다른 괴력을 선보이며 이를 활용해 도봉동 연쇄 여성 실종 사건을해결해나간다. 박형식과 지수의 브로맨스는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사진 JTBC]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젠더 문제는 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극중 행주대첩에서 돌을 날라 적군을 물리친 박개분 여사 이후 모계 유전된 괴력은 여성에게만 적용된다. 자연히 봉순이네는 남성보다 힘이 센 여성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자고로 여자라면~”으로 시작되는 대사들이 종종 나오지만 그뿐이다. 전복된 성개념은 고정관념을 벗어난 캐릭터들로 이어진다. 여주인공보다 여성스러운 박형식이나 힘 한 번 못 써보고 얻어터지는 조폭, 믿음직한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경찰 등이다.
![]() |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은 액션과 스릴러를 접목해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탈피했다 아담한 체구의 박보영은 두 남자를 동시에 들 만큼 남다른 괴력을 선보이며 이를 활용해 도봉동 연쇄 여성 실종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박형식과 지수의 브로맨스는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사진 JTBC]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코미디가 드라마를 이끄는 주된 축이라면 스릴러는 극을 쫄깃하게 조이는 역할을 담당한다. 40kg 대의 힘없고 연약한 여성만 골라 노리는 연쇄 실종 사건과 극의 무대가 되는 도봉동 재개발 문제는 봉순이 타고난 힘을 연마해 제대로 활용하는 계기가 된다. 여성혐오로 비롯된 범죄를 여성의 힘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충남대 국문과 윤석진 교수는 “기존에는 여성의 강한 힘이라고 하면 모성담론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극히 여성적이고 싶어하는 여주인공의 생물학적인 성과 사회적인 성이 결합돼 문제적 현실을 바꿔나간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 |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은 액션과 스릴러를 접목해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탈피했다 아담한 체구의박보영은 두 남자를 동시에 들 만큼 남다른 괴력을 선보이며 이를 활용해 도봉동 연쇄 여성 실종 사건을해결해나간다. 박형식과 지수의 브로맨스는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사진 JTBC]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임원희(백탁 역)가 이끄는 악당 백탁파는 몸을 불사르며 예능감을 과시하고 있다. 봉순이가 툭 치면 날아가고 퍽 차면 부러지는 액션신을 소화하는 데 액션연기의 내공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도봉순에게 맞아 앞니가 다 빠져 두부만 먹는 넘버 3 김원해(김광복 역)의 활약이 눈부시다. 이형민 PD는 “원래 시놉시스에 없는 역할이었는데 김원해씨와 인연이 돼서 만든 역할”이라며 “8회에 깜짝 출연한 윤상현씨를 비롯 개성적인 카메오들이 대기하고 있으니 앞으로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이 PD는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가 제 대표작인데 대표작을 갈기 위해서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금토 밤 11시 방송.
파주=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