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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월척급엔 거품, 준척 아래론 냉기만…프로야구 FA 시장 중간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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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첫 100억에 우규민 65억…주가 폭등 차우찬 대형 계약 유력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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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삼성에서 KIA로 이적한 최형우가 4년 100억원을 받아 역대 최고액을 찍은 데 이어 지난 5일 LG의 우완 사이드암 우규민이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4년 65억원에 계약을 맺자 몸값 거품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삼성이 우규민에게 바라는 기대치는 시즌 10승 남짓. 옵션 내용까지 정확히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한 해 평균 우규민에게 16억2500만원을 쓰는 셈이다. 선발 10승 투수의 가치가 높다지만 4·5선발급 투수에게 거액을 투자했다는 데 FA 몸값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주전급이라면 40억~50억원을 받는 FA 계약이 흔하다. 선수의 적정 가치보다는 전년도 최고 몸값 선수가 기준이 돼 매 시즌 FA 최고액이 경신되는 기현상이 반복된다. FA 몸값은 과거가 아닌 미래 가치에 대한 평가다. 흑자구단이 전무한 가운데 성적을 내기 위한 각 구단의 출혈 경쟁이 악순환을 낳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어급 가운데 아직 계약을 하지 않은 양현종과 A급으로 분류된 차우찬, 황재균 등이 남아 있다. 해외 진출과 국내 잔류를 저울질 중인 셋 가운데 누구라도 국내 잔류를 택한다면 FA 몸값 논란이 증폭될 만큼 대형 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특히 차우찬의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 차우찬은 화려한 이력을 갖춘 선수는 아니지만 좌완 정통파 강속구 투수란 점이 매력적이다. 차우찬의 원 소속팀인 삼성은 차우찬에게 4년 기준 100억원+α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수가 원하면 2년 뒤 해외 진출도 허락하겠다는 단서도 붙여줬다. 우규민을 놓친 LG를 비롯해 다른 한 구단도 차우찬에게 구애를 펼치고 있다. 차우찬은 미·일의 오퍼까지 검토한 뒤 빠르면 이번주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스토브리그가 모두에게 따뜻한 것은 아니다. 매 시즌 반복되는 문제지만 준척급 미만 FA에겐 여전히 차가운 것이 현실이다. 이적마저 쉽지 않다. FA 보상 규정이 발목을 잡는다. 야구 규약은 FA를 뺏긴 팀에 ‘해당 선수 전년도 연봉의 200%와 20명의 보호선수 외 선수 1명’ 또는 ‘해당 선수 전년도 연봉의 300%’를 선택해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모든 선수가 같은 적용을 받아 준척급 미만 FA의 이적을 막는 걸림돌이 된다.

대부분의 팀들이 세대교체에 시선을 두면서 고액 연봉에 하락세를 걷는 노장에 대한 시선도 차갑다. 첫 FA 권리를 행사한 봉중근이나 FA 재자격 선수인 이진영, 정성훈도 결국 잔류에 무게를 두고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이름값이 있는 선수들이야 여론의 보호를 받지만 몇몇 선수들에겐 더 힘든 겨울이 예고된다. FA 폭등 우려에도 열기를 유지하고 있는 FA 시장의 그림자 속 체감온도는 영하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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