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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이란 긴장 고조 속 새벽 민항 영공 전면 폐쇄

아시아투데이 김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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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이란 긴장 고조 속 새벽 민항 영공 전면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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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항공 요충지 막히자 글로벌 항공 노선 혼란
미군 기지 대피·사형 경고 겹치며 군사 충돌 우려 증폭

조지아 트빌리시의 이란 대사관 인근에서 14일(현지시간) 이란 내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조지아 트빌리시의 이란 대사관 인근에서 14일(현지시간) 이란 내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김도연 기자 = 이란이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을 둘러싸고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15일(현지 시간) 새벽 수시간 동안 민간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전면 금지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별다른 사전 설명 없이 내려진 이날 조치로, 동서 항공 노선의 핵심 국가인 이란의 영공이 갑작스럽게 닫히면서 국제 항공업계 전반에 혼란이 발생했다.

조종사들에게 발령된 항공 지침에 따르면 이란의 영공 폐쇄는 4시간 이상 이어졌다. 이로 인해 다수의 국제 항공사는 이란 상공을 피해 북쪽과 남쪽으로 우회 비행을 해야 했다. 한 차례 연장 이후 영공 폐쇄는 종료된 것으로 보였으며, 오전 7시 무렵부터는 일부 국내선 항공편이 다시 운항에 들어갔다.

이란은 앞서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간 전쟁 당시에도 영공을 폐쇄한 바 있다.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군사 충돌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란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동서 항공로의 요충지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글로벌 항공 안전 우려를 증폭시켰다.

분쟁 지역 항공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 사이트 '세이프에어스페이스(SafeAirspace)'는 "이미 여러 항공사가 운항을 감축하거나 중단했으며, 대부분의 항공사가 이란 영공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번 상황은 미사일 발사 위험이나 방공 태세 강화 등 추가적인 군사 활동 가능성을 시사하며, 민간 항공기가 군사 목표로 오인될 위험을 키운다"고 경고했다.

AP에 따르면 이란은 과거에도 민간 항공기를 적대적 목표물로 오인한 전례가 있다. 2020년 이란 방공군은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PS752편을 지대공 미사일 2발로 격추해 탑승자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당시 이란 정부는 며칠간 격추 사실을 부인하다가 국제적 압박 속에 이를 인정했다.


이번 영공 폐쇄는 중동 지역 미군 기지의 경계 태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카타르에 위치한 주요 미군 기지에서는 일부 인원에게 대피 권고가 내려졌고, 쿠웨이트 주재 미국 대사관도 자국 인력에게 현지 미군 기지 출입을 일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 관련해 일련의 모호한 발언을 내놓으며, 미국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란 내 사형 집행 계획이 중단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 이란 시위대를 향해 "도움이 오고 있다"며, 이슬람 공화국의 강경 진압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한발 물러선 발언으로 수위를 조절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과 외교 중 선택해야 한다면 외교가 더 나은 길"이라며 "미국과의 긍정적인 경험은 없지만, 그럼에도 외교는 전쟁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외교적 메시지와 달리 이란 내부에서는 강경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 사법부 수장은 최근 체포된 수천 명의 시위 참가자들에 대해 신속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힌 상태다. 인권단체들은 구금자들에 대한 교수형 집행이 임박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인권활동가 뉴스통신(Human Rights Activists News Agency)'에 따르면, 이번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소 2615명이 숨졌다. 이는 최근 수십 년간 이란에서 발생한 시위나 소요 사태 가운데 가장 많은 희생자 수로,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의 혼란을 떠올리게 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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