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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한화⑤] 금융 계열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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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한화⑤] 금융 계열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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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주식회사 한화가 창사 14일 이사회를 통해 인적분할을 결정하며 방산과 에너지라는 중후장대 산업과 로봇, 정밀기계, 유통을 아우르는 솔루션 산업을 양분하게 됐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의 방산·에너지, 삼남 김동선 부사장의 솔루션·유통이 각각의 지주사로 설립되는 가운데 차남 김동원 사장이 이끄는 금융 부문은 여전히 존속법인(주식회사 한화)의 품에 남아 눈길을 끈다.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8일 ADFW 2025의 글로벌 마켓 서밋 현장에서 개회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생명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8일 ADFW 2025의 글로벌 마켓 서밋 현장에서 개회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생명


방산·에너지 vs 솔루션·라이프, '초격차'를 위한 결별
이번 분할로 한화그룹은 존속법인인 ㈜한화와 신설법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라는 두 개의 지주사 체제로 재편된다.

존속법인은 김동관 부회장이 총괄하는 방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양(한화오션), 에너지(한화솔루션) 부문을 핵심 축으로 삼는다. 이는 국가 안보 및 에너지 자립과 직결되는 기간산업으로, 대규모 자본 투자와 장기적인 R&D, 정부 간 계약(G2G) 역량이 필수적인 영역이다.

신설법인은 김동선 부사장이 주도하는 사업군이 집결한다. 영상 보안(한화비전), 정밀기계(한화세미텍), 로봇(한화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 제조 부문과 백화점(한화갤러리아), 호텔(한화호텔앤드리조트), 급식(아워홈) 등 서비스 부문이 융합된다.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B2C 시장과 기술 주기가 빠른 하이테크 시장을 겨냥한다. 신설법인은 유통과 서비스 현장에 로봇과 AI 기술을 접목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전략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사진=한화

사진=한화


금융은 왜?
이번 분할의 가장 큰 특징이자 의문점은 차남 김동원 사장의 금융 부문(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등)이 분할되지 않고 존속법인에 남았다는 사실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형제의 명확한 계열 분리를 위해 금융 지주사도 별도로 설립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한화는 현실적인 실리를 택했다. 여기에는 복잡한 법적 규제와 자본 확충의 문제가 얽혀 있다.

먼저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의 부재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는 것은 제한적이다. 그런 이유로 만약 금융 부문을 인적분할하여 별도 지주사를 설립하려 한다면, 해당 지주사는 비금융 계열사와의 지분 관계를 완전히 끊어야 한다.

막대한 지분 정리 비용을 발생시키며 현재의 지배구조상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다.


금융 계열사의 자본 적정성 문제도 있다. 한화생명 등 금융사들은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도입과 건전성 규제 강화로 인해 지속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 구조에서는 그룹 내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난 방산 및 케미칼 부문이 든든한 '자금줄(Cash Cow)' 역할을 하며 금융사의 신용도를 보강해주고 있다.

만약 금융 부문이 당장 독립할 경우 독자적인 신용등급 유지와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할 때 아직은 금융 부문이 존속법인에 남아야 한다는 뜻이다.

한화생명이 가진 지배구조상의 위치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한화생명은 ㈜한화의 주요 연결 대상 종속회사로서 그룹 전체의 자산 규모와 매출을 지탱하는 핵심 기둥이다. 그렇기에 이를 당장 분리할 경우 존속법인인 ㈜한화의 외형이 급격히 축소될 우려가 있다.

한화 입장에서는 금융 부문을 존속법인 내에 두어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맡기면서 향후 규제 환경 변화와 금융사의 자생력이 충분히 확보된 시점에 계열 분리를 검토하는 '단계적 시나리오'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적분할은 한화그룹이 3세 경영 승계라는 과제를 '사업 전문화'와 '기업가치 제고'라는 정공법으로 풀어나가려는 시도"라며 "방산과 에너지는 더 무겁고 진중하게, 기술과 서비스는 더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진형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은 안정적인 울타리 안에서 내실을 다질 시간을 번 것"이라고 평가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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