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윤리위원회 제명 결정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스1 |
국민의힘 윤리위가 14일 새벽 1시에 당원게시판 문제로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의결했다. 윤리위는 “그의 가족이 행한 것으로 인정된 게시글 활동은 업무방해이며 당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장동혁 대표는 이르면 15일 최고위에서 제명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는 “이번 제명은 또 다른 계엄선포”라며 장 대표가 자신을 찍어내려는 것이라고 했다. 한 전 대표 측과 중도 성향 의원들도 윤리위 결정에 반발하면서 국힘은 또 내분에 빠졌다.
한 전 대표 가족 일부가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을 올린 것은 한 전 대표가 인정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평당원이 아닌 당 대표였다. 이 문제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맞는다. 그러나 정당의 익명 게시판에 비판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제명까지 한다면 이는 상식을 벗어난 과잉 징계이고 민주 정당의 자격이 없다. 윤리위는 이날 새벽 “해당 계정 명의자는 한동훈으로 확인됐다”는 결정문을 배포했다가 오전에 “한동훈이 직접 작성했는지는 확인이 불가하다”고 정정했다. 기본적 사실 관계도 확인 못 한 상태에서 최고 수준의 징계를 한 것이다.
당원게시판 문제는 2024년 11월에 불거진 일이다. 이 문제를 1년이 지난 뒤 다시 문제 삼아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이 구형된 직후 심야에 제명 의결을 한 것도 정상 과정으로 볼 수 없다. 당내에선 “윤 전 대통령 지지층을 결속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당원게시판 문제는 명분일 뿐, 진짜 목적은 한 전 대표를 몰아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윤리위는 한 전 대표를 제명하면서 지나치게 감정적인 모습도 보였다. 한 전 대표가 윤리위를 비판한데 대해 “재판부를 폭탄 테러하는 마피아나 테러 단체에 비견된다”고 했다. 이성을 잃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장동혁 대표를 만들어준 지지층은 한 전 대표를 증오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당원게시판이 아니라 ‘탄핵 찬성’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당내에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탄핵은 당시 국민 60% 이상이 찬성했던 사안이다. 국민 다수의 생각과 함께 했다고 ‘배신자’라고 한다면 그런 정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겠나.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정당이 존재할 이유가 뭔가.
장동혁 대표는 최근 계엄을 사과하면서 “폭넓은 정치연대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후 행동은 정반대다. 주변에 극단 성향 인사들을 기용하더니 새벽 1시에 정적을 제거했다. 이재명 정부의 독주를 막겠다며 실제 총구는 당내로 향한다. 자해 정치다. 제1야당의 비정상적 모습이 악화일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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