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장관 후보자 인선 계기로
새해 '레드팀' 정치권 화두 부상
진영 불문 인재 등용 시도는 호평
李대통령, 선거前 통합행보 해석
보수 야당 출신 과감한 인선에도
신뢰 부족 인사 발탁은 '옥의 티'
새해 익숙해진 단어가 '레드팀'이다. 올해 첫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레드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청와대 김남준 대변인 브리핑에서도 이 말이 언급됐다. 이혜훈 전 의원을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 후보자가 정부 내 레드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 후보자이지만 자타 공인 '경제통'이어서 정부 내 레드팀 소임을 맡길 만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레드팀은 경영·군사 용어다. 경영 현장에서 활용, 성공한 경우도 많다. 국내에서는 신한은행장을 지낸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이 신한은행장 취임 후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원회의 때마다 두 자리에 빨간 깃발을 놓는 것이다. 이들은 안건으로 올라온 전략의 허점을 분석, 이를 비판하고 무산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딴지'집단이다. 집단적 사고로 생길 수 있는 역선택 방지책이다. 아마존의 '빈 의자'도 있다. 회의 중에 빈 의자를 하나 두고 그 자리를 고객의 자리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 질문하고 생각해 사고의 편향을 막겠다는 목적이다.
우리나라는'제왕적'이란 접두사까지 붙은 5년 단임 대통령제다. 그런 정치환경에서 잇따라 '레드팀' 필요성이 제기되는 건 의외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60%대 안팎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의 자중지란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다곤 하지만 안정적 흐름이다. 집권 여당의 인재풀은 풍부하다. '전략적 반대자'를 외부에서 찾을 정도는 아니다. 조국 대표 발언과 이혜훈 후보 인선은 차원이 다른 얘기다. 권력자는 통상 편한 사람을 곁에 두고 싶어한다. 귀에 거슬리는 말은 꺼린다. 고금의 사례가 증명하는 권력의 속성이다. 민심은 언제든 매섭고 빠르게 변한다는 걸 알고 나선 선제적 대처라고 한다면 박수칠 만하다.
새해 '레드팀' 정치권 화두 부상
진영 불문 인재 등용 시도는 호평
李대통령, 선거前 통합행보 해석
보수 야당 출신 과감한 인선에도
신뢰 부족 인사 발탁은 '옥의 티'
김규성 정치부장 |
레드팀은 경영·군사 용어다. 경영 현장에서 활용, 성공한 경우도 많다. 국내에서는 신한은행장을 지낸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이 신한은행장 취임 후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원회의 때마다 두 자리에 빨간 깃발을 놓는 것이다. 이들은 안건으로 올라온 전략의 허점을 분석, 이를 비판하고 무산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딴지'집단이다. 집단적 사고로 생길 수 있는 역선택 방지책이다. 아마존의 '빈 의자'도 있다. 회의 중에 빈 의자를 하나 두고 그 자리를 고객의 자리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 질문하고 생각해 사고의 편향을 막겠다는 목적이다.
우리나라는'제왕적'이란 접두사까지 붙은 5년 단임 대통령제다. 그런 정치환경에서 잇따라 '레드팀' 필요성이 제기되는 건 의외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60%대 안팎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의 자중지란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다곤 하지만 안정적 흐름이다. 집권 여당의 인재풀은 풍부하다. '전략적 반대자'를 외부에서 찾을 정도는 아니다. 조국 대표 발언과 이혜훈 후보 인선은 차원이 다른 얘기다. 권력자는 통상 편한 사람을 곁에 두고 싶어한다. 귀에 거슬리는 말은 꺼린다. 고금의 사례가 증명하는 권력의 속성이다. 민심은 언제든 매섭고 빠르게 변한다는 걸 알고 나선 선제적 대처라고 한다면 박수칠 만하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선거의 기술일 수도 있다. 정치적으로 한국 사회가 심각하게 분열됐다고 인식하는 국민이 열명 중 여덟명에 달한다고 한다. 여론조사기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이념, 진영과 무관한 등용은 국민통합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코드 인사, 측근 기용 논란도 잠재울 수 있다. '신의 한 수'라는 평가도 나왔다. 선거에 당연히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와 경영은 근본부터 다르다. 윤리, 신뢰에도 비중을 두지만 기업 경영은 이익이 우선이다. 의도적으로 딴지를 거는 역할을 부여하지만 목적은 이익 극대화에 맞춰져 있다. 정치는 다르다. 생물처럼 움직이는 데다 진영논리가 득세하고 있다. 정책결정의 품질을 높여보겠다는 게 국정 최고책임자의 의지, 본심이어도 언제든 보여주기식 '통합 쇼'로 치부될 수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레드팀이 이번 정부 내에서 안착하고 성공하기를 바란다. 이 후보자 개인에 대한 호불호, 지지 여부와는 별개다. 보수·진보 정권 불문하고 널리 인재를 구해 등용하려는 시도는 긍정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권한을 가졌다고 그 사회를 다 파랗게 만들 순 없다" "빨간색도 여전히 대한민국 국민이고, 주권자"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문제는 정치는 신뢰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신뢰를 기반으로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받은 게 정치의 본령이다. 정부 부처 장관 임명도 정치행위다. 인사청문회장에 서기도 전에 이 후보자에 대한 신뢰는 무너져 내리고 있다. 보좌진 갑질, 폭언을 시작으로 상속·증여세 회피 의혹, 영종도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불거진 상태다. 여기다 부양가족 수를 부풀려 '로또아파트' 당첨 의혹까지 추가됐다.
기획처 장관은 올해 기준 약 728조원의 예산을 총괄하는 자리다. 예산 관련 국회 상임위에서 국가채무 팽창을 큰 목소리로 비판하는 의원들도 회의가 끝난 후 지역구 예산 배정을 읍소하는 대상이 기획처 장관이다. 매년 연말 예산시즌 때 난무하는 쪽지예산은 예산담당 장관의 힘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정부의 확장재정 지속과 이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다. 국민 전체는 아니어도 최소한 정치권의 신뢰라는 무기라도 갖춘 딴지집단이 필요하다. 윤리 측면도 합격점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확장재정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레드팀으로서의 힘이 생긴다. '이혜훈 논란'이 어떻게 결론이 나든 이 대통령의 레드팀 수급계획이 폐기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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