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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말리는 빈 살만? “미국에 ‘이란 공격 말라’ 로비”

조선일보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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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말리는 빈 살만? “미국에 ‘이란 공격 말라’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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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만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2018년 미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만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타르 등 이란의 라이벌인 일부 아랍 국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테헤란 공격에 반대하는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석유시장을 흔들고 자국 내 정치적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3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관계자 전언을 인용해 사우디, 오만, 카타르 정부가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석유시장을 흔들고 결국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백악관에 설득 중이라고 보도했다. 걸프국들이 공개적으로는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미국 행정부의 테헤란 공습을 반대하는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미군이 이란을 공격하면 전 세계 석유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항행에 지장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이란 정권이 무너질 경우 자국 내에 닥칠 정치적 후폭풍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우디 정부는 중동 정세 불안이 자국 내 시위를 촉발하는 것은 물론, 시위대 탄압의 역사가 재조명되는 일을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사우디는 자국 언론에 이란 반정부 시위 사태에 관한 보도와 지지 표명을 제한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사우디는 향후 군사 분쟁이 일어나더라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며, 이란 공습을 위한 미군의 영공 사용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에서 주사우디 미국대사를 지낸 마이클 래트니는 “사우디는 이란 정권을 전혀 좋아하지 않지만, 동시에 불안정을 극도로 싫어한다”며 “체제 교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 그들이 결코 원하지 않는 순간에 어마어마한 불확실성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란 정권이 실각할 경우) 이슬람혁명수비대처럼 (하메네이와) 비슷하거나 더 나쁜 누군가가 집권할 수도 있다”며 “현 이란 정권이 사라진다면 혼돈과 분열, 지역주의가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란 정권이 행사하는 통제는 적어도 걸프국들에 어느 정도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지만, 그게 사라지면 매우 위험해진다”고 했다.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관광업을 키우려는 목표로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사회 개발 계획 ‘비전 2030’에도 이란 사태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 중이라는 전언도 나온다. 사우디의 한 관리는 “지역 안정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결국 아랍 걸프국들로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반정부 시위가 막을 내리고 이란 내부에서 자체적인 개혁을 이루는 동시에 미국의 협상으로 모든 사태가 진정되는 것이라고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닐 퀼리엄 부연구위원은 분석했다.

다만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둔 이웃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는 걸프국들의 대미 로비 활동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이란에 대해 어떤 조치를 내릴지 다수의 군사적·비(非)군사적 옵션을 저울질하고 있다. 선택지에는 정권 관련 시설에 대한 군사 타격, 사이버 공격, 신규 제재 승인, 반정권 성향 계정의 온라인 확산 지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 “강력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 등의 언급으로 이란 개입을 시사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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