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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트레이드’ 확산에 159엔 뚫은 엔화 환율

조선일보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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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트레이드’ 확산에 159엔 뚫은 엔화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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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흔들리는 원화 환율 겹악재 맞아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4일 일본 나라현 호류지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4일 일본 나라현 호류지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159엔선을 돌파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조기 총선을 추진하면서 본격적인 양적 완화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에 엔화 가치가 곤두박질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개입에도 해외 투자 수요 등으로 흔들리는 원화 환율이 엔화에 동조해 더욱 치솟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4일 국제 금융 시장에 따르면, 이날 장중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59.21엔을 기록하는 등 159엔대에서 머무르고 있다. 작년 말 150엔을 넘어서면서 급등하기 시작해, 연초 빠르게 160엔 수준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조기 총선을 예고한 게 엔화 약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이달 하순 중의원을 해산한 뒤 내달 조기 총선을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여당인 자민당 간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70%대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는 다카이치 총리가 조기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그간 예고해온 대대적인 돈 풀기에 나설 수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작년 총재 선거 과정에서 ‘아베노믹스’식 금리 인하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유동성을 풀면 국채 가격과 엔화 가치는 떨어지고, 대신 일본 수출업체들이 혜택을 받으며 주가는 뛰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을 시장에서는 ‘다카이치 트레이드’라 부른다. 실제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 지수는 이날 장중 사상 처음으로 5만4000대까지 올라섰다.

엔화 가치 하락은 원화에 위험 요소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엔화와 원화를 유사한 자산군으로 구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소위 ‘동아시아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인식할 경우, 엔화 뿐만 아니라 원화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


또 엔화 하락으로 일본 수출업체가 혜택을 보면, 일본과 수출 품목이 상당 부분 겹치는 탓에 경쟁을 해야 하는 한국도 원화 가치를 낮출 수밖에 없다. 엔화 약세로 달러 가치가 오르는 간접적인 영향도 상당하다.

이에 가뜩이나 당국 개입 약발조차 먹혀들지 않는 원화 환율에 또 하나의 커다란 악재가 덮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76원을 기록하며 148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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