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뉴스1 언론사 이미지

[기자의 눈] 휴머노이드 시대…로봇이 인간 일자리를 빼앗는가

뉴스1 박기범 기자
원문보기

[기자의 눈] 휴머노이드 시대…로봇이 인간 일자리를 빼앗는가

속보
영국도 테헤란 주재 대사관 임시 폐쇄.. 인력 철수

로봇은 위협이 아니라 산업 구조 재편의 신호

공포에 머물면 뒤처진다…제도·표준 준비해야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이 손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이 손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로봇이 인간의 자리를 빼앗을 것인가.'

CES 2026 개막부터 폐막까지 머릿속을 맴돌던 질문이다. 전시관 둘러보는 동안 춤을 추고, 권투를 하는 휴머노이드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관람객이 붐비는 전시관의 공통점은 휴머노이드였다. 춤추고 권투하는 휴머노이드에 관람객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올해 CES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인간형 로봇이 더 이상 영화 속 상상이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존재가 됐다는 점이다. 트럭 새시 위를 날렵하게 이동하고, 무거운 부품을 옮기며, 사람과 같은 보행 능력으로 복잡한 환경을 헤쳐 나가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등장하면서 산업계의 기술 전환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빨라졌다.

아틀라스가 걷고 들고 옮기는 모든 장면이 공개될 때마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고,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개발자들은 로봇은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가치를 확장하는 기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로봇은 '일자리를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일의 형태를 바꾸는 기술'이다. 미숙련·고위험·고반복 영역에 로봇이 투입되면 사람은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역할로 이동한다. 산업혁명과 자동화가 반복해 온 구조적 변화와 같은 흐름이다.

현대차그룹 장재훈 부회장은 "로봇이 노동을 대체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노동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단순 반복 작업이나 위험한 작업 때문에 노동 기피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런 부분을 로봇이 대체하면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현장에서 실제 벌어지는 현상을 그대로 요약한 설명이다. 청년층의 제조업 기피, 고령화, 고위험 공정의 인력 유입 감소 등 구조적 문제가 누적된 상황에서 로봇은 '대체'가 아니라 '보완'의 역할을 한다.

현장의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는 이미 물류 로봇 290대가 투입돼 있다. 운반·이동·배치 등 사람이 하기 어렵거나 반복적인 공정을 로봇이 수행하면서 공정 전체의 효율성이 20%가량 높아졌다고 한다. 위험한 공정을 로봇이 맡는다면, 로봇은 사람의 안전망이 될 수도 있다.

나아가 인간과 로봇이 일상에서 공존하는 시대도 예고됐다.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버트 플레이터 최고경영자(CEO)는 로봇이 향후 10년 내 돌봄·생활 서비스 영역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이 변화를 준비하고 있느냐다. 산업계는 이미 로봇과 함께 일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지만, 정책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로봇으로 인한 일자리를 걱정하는 부정적 시선도 작지 않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아니라, 공존을 위한 준비다. 자칫하다 기술 도입이 지연되고 시대의 흐름에 뒤처질 수 있다. 로봇과 함께 일하는 환경을 설계하는 표준과 법령, 로봇을 운영·관리할 수 있는 인력 양성 체계, 로봇과 인간의 협업을 전제로 한 산업 전환 전략이 모두 필요하다.

로봇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기술이 문 앞까지 와 있다면, 문을 어떻게 열 것인지는 사회의 몫이다.

pkb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