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굴기에 속수무책, 작년 11월 글로벌 점유율 40% 붕괴
자율주행 확산 등 슈퍼사이클 유효… 중저가 시장 승부수
K배터리의 글로벌(중국 제외) 전기차 시장점유율이 40%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의 배터리 굴기에 속수무책 밀리는 모습이다. 차별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 외엔 답이 없다는 평가다.
13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3사의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 합은 37.1%였다. LG에너지솔루션 20.9%, 삼성SDI 6.5%, SK온 9.7%를 기록했다. 3사의 점유율은 2023년 48.5%, 2024년 44.1%를 거쳐 지난해 낙폭을 더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K배터리가 잃어버린 점유율은 그대로 중국으로 향했다. 2024년 26.8%였던 CATL의 점유율은 지난해 11월 29.2%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BYD는 4.1%에서 7.7%, 고션은 1.9%에서 2.5%, 에스볼트는 0.6%에서 2.1%로 덩치를 키웠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도 '메이드 인 차이나' 배터리가 업계 장악속도를 끌어올린 것이다.
중국 시장 제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그래픽=이지혜 |
SNE리서치 관계자는 "중국 현지 자동차기업뿐만 아니라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과 같은 다수 기업이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며 "BYD는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도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속도라면 점유율 30%선도 올해 안에 깨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K배터리는 당초 '노차이나존'을 구축해온 북미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승부를 본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구매보조금 폐지를 결정한 이후 현지 전기차 시장은 급속히 냉각됐다. 반대로 유럽에선 영국·독일·이탈리아 등 주요국에서 보조금 프로그램을 재개하며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배터리기업들은 독일·헝가리 등을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이미 구축하고 현지 시장공략을 가속화한다.
K배터리는 전기차 수요위축 구간에서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대응을 강화하는 가운데 전기차 시장에서 역습을 준비한다. 자율주행 확산과 전기차 가격인하 등이 진행되면 배터리업계의 '슈퍼사이클'이 한 차례 열릴 것이란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일단 중국이 장악한 중저가 시장에 대한 정면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7월 국내 최초로 전기차용 LFP(리튬·인산·철)배터리를 르노로부터 수주했고 올해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 SK온은 저렴하면서도 에너지밀도가 향상된 고전압 미드니켈배터리 양산을 준비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지름 46㎜ 고성능 원통형 배터리도 만들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의 기술력이 높은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기 때문에 한발 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한국판 IRA나 R&D(연구·개발) 투자 등 정부의 지원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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