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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찍고 설명 찍은 후 정독… “강추위 뚫고 ‘미술 과외’ 왔어요”

조선일보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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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찍고 설명 찍은 후 정독… “강추위 뚫고 ‘미술 과외’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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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트로폴리탄전 빛을 수집한 사람들]
주말이면 오픈런 관람객 몰려
긴 해설 다 읽는 학구파들 많아
주말인 지난 11일 오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전시장이 오픈런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작품 해설까지 꼼꼼하게 읽으며 감상하는 학구파 관람객이 많이 보인다. /김지호 기자

주말인 지난 11일 오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전시장이 오픈런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작품 해설까지 꼼꼼하게 읽으며 감상하는 학구파 관람객이 많이 보인다. /김지호 기자


“뻔한 인상주의 전시와 달랐다. 전시로 과외 수업 받은 느낌!”

“단순한 명작의 나열이 아니라 미술사 흐름을 짚어줘 유익했다.”

매서운 강풍도 관람 열정을 꺾지 못했다. 일요일인 11일 오전 10시, 박물관 문이 열리자마자 몰려든 관람객들로 전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두꺼운 외투로 무장한 관람객들이 작품마다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들은 한참 동안 그림을 들여다보다 작품 옆에 부착된 해설까지 꼼꼼히 읽었다. 휴대폰으로 그림 한 번 찍고, 캡션까지 촬영하는 이들이 유독 많았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스페인 화가 라이문도 데 마드라소 이 가레타의 유화 ‘가면무도회 참가자들’을 휴대폰에 담고 있다. 가장무도회에 참가한 남녀가 햇빛 비치는 온실에서 잠시 둘만의 시간을 즐기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이다. 101.6×64.8cm. /김지호 기자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스페인 화가 라이문도 데 마드라소 이 가레타의 유화 ‘가면무도회 참가자들’을 휴대폰에 담고 있다. 가장무도회에 참가한 남녀가 햇빛 비치는 온실에서 잠시 둘만의 시간을 즐기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이다. 101.6×64.8cm. /김지호 기자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주말에도 오픈런한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소장품 81점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이번 전시는 ‘깊이 있는 기획’이 빛을 발한다. 인상주의가 어떤 실험을 통해 탄생하고, 어떻게 초기 모더니즘으로 이어졌는지 작품을 통해 꼼꼼하게 보여준다. 인상주의 애호가라는 조세진(35)씨는 “유럽 여행에서도 다양한 인상주의 전시를 봤지만 작품의 나열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전시는 로버트 리먼이라는 수집가의 눈을 통해 당대 화가들의 수많은 실험과 고민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며 “그동안 몰랐던 미술사의 공백을 채워준 전시”라고 했다.

장 프레데리크 바지유, ‘이젤 앞에 선 마네’. 29.5×21.5cm. /김지호 기자

장 프레데리크 바지유, ‘이젤 앞에 선 마네’. 29.5×21.5cm. /김지호 기자


인상주의의 외연을 넓힌 숨은 주역들도 다양하게 만난다. 앙리 에드몽 크로스의 풍경화, 대도시의 활기를 담아낸 카미유 피사로의 거친 붓질, 요절한 화가 장 프레데리크 바지유의 드로잉 등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부모님을 모시고 관람했다는 권성찬(45)씨는 “인상주의가 단지 예쁘고 유명한 그림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꾼 화가들의 도전 속에서 태어났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전시장엔 텍스트가 유독 많다. 작품 설명을 최소화하는 최근 트렌드와 역행하지만, 학구파 관람객들은 “공부가 된다”며 열광한다. “자연은 늘 같은 자리에 있지만, 우리에게 비치는 모습은 단 한순간도 머무르지 않는다”(폴 세잔), “그림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거울처럼 비치는 물이다. 흘러가는 구름, 신선한 바람, 서서히 사라지다가도 불현듯 눈부시게 쏟아지는 빛”(클로드 모네)…. 화가들의 말을 수놓은 전시장 벽도 또 하나의 작품이 됐다. 열정적인 관람객들은 이 장면까지 스마트폰에 담으려고 손을 뻗는다.


피에르 오귀스트 코 ‘봄'을 감상하는 관람객들. /김지호 기자

피에르 오귀스트 코 ‘봄'을 감상하는 관람객들. /김지호 기자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그림 ‘피아노를 치는 두 소녀’가 전시장에 걸려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그림 ‘피아노를 치는 두 소녀’가 전시장에 걸려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조선일보가 지난해 12월 31일 관람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가장 마음에 든 작품으로 피에르 오귀스트 코 ‘봄’이 1위를 차지했다. 중학생 권민서군은 “그림만 봐도 풋풋하고 설레는 느낌”이라고 했고, 이종선씨는 “밝고 따뜻한 이 그림이 어두운 전시 공간을 환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했다.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해변의 사람들’과 ‘피아노를 치는 두 소녀’가 각각 2위와 3위로 꼽혔다. 김미지씨는 “‘피아노를 치는 두 소녀’의 오르세미술관 버전은 전에 본 적 있었고, 이번에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소장품을 처음 보게 됐다”며 “붓 터치나 색감, 뉘앙스가 조금씩 다른 걸 비교해볼 수 있어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했다. 빈센트 반 고흐의 ‘꽃 피는 과수원’, 메리 커샛의 ‘봄: 정원에 서 있는 마고’가 4위와 5위로 뒤를 이었다.

주말인 지난 11일 오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전시장이 오픈런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작품 해설까지 꼼꼼하게 읽으며 감상하는 학구파 관람객이 많이 보인다. /김지호 기자

주말인 지난 11일 오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전시장이 오픈런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작품 해설까지 꼼꼼하게 읽으며 감상하는 학구파 관람객이 많이 보인다. /김지호 기자


[로버트 리먼 컬렉션展 카카오톡·티켓링크 할인]

▲ 기간: 2026년 3월 15일까지


▲ 주최: 조선일보사·국립중앙박물관·메트로폴리탄박물관

▲ 문의: 1644-7169

▲ 입장료: 성인 1만9000원


※카카오톡 앱에서 신년 관람(1월 31일까지) 20% 할인 판매

티켓링크에서 월·화요일 성인 20% 할인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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