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단장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오른쪽)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별관에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법안 입법예고 관련해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
오는 10월2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후속 입법을 준비해온 정부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설치 법안을 발표했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이 9대 범죄 수사를 맡고, 법무부 산하 공소청은 공소유지를 전담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중수청 조직을 법률가와 비법률가로 이원화하는 등 기존 검찰을 답습한 검사 중심의 중수청을 설계한 것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12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마약·내란(외환)·사이버범죄 등 9대 중대범죄를 수사하는 중수청 설치 법안을 입법예고했다. 공소청 검사는 직접 수사를 할 수 없게 된다. 겉으로 보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관철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공소청 보완수사권 부여 여부 등 정작 굵직한 결정은 후일로 미뤘다.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입법을 위한 시간이 빠듯한데, 대체 누구의 눈치를 보는 것인가.
가장 큰 논란의 대상은 중수청 조직의 이원화다.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수사사법관’과 비법률가 출신의 ‘전문수사관’으로 나눠 조직을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검사와 검찰수사관으로 이원화된 기존 검찰 조직을 본뜬 것이다. 추진단은 “전문수사관이 수사사법관으로 전직하고 고위직에도 제한 없이 임용되도록 해 인사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하지만, 현실적으로 검사 출신 ‘수사사법관’들이 고위직을 차지하는 조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중수청과 공소청의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돼 내용적으로 수사와 기소가 결합할 수 있다. 검찰개혁의 최대 목표인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구조적으로 무력화될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검찰 특수부를 청으로 승격해 되살리는 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추진단은 현직 검사들의 중수청 전직을 유도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처라고 강조하는데, 이는 검찰개혁의 본말을 뒤집는 주장이다. 수사와 기소를 한손에 쥔 검찰의 폐해를 수십년 동안 겪고 내란까지 치른 뒤 겨우 검찰청을 폐지하는데 현직 검사들의 중수청 전직이 최고의 목표라는 말인가.
중수청·공소청 설립의 가장 중요한 전제는 중수청이 공소청으로부터 독립된 조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중수청에 대한 통제는 공소청이 가진 영장청구권과 기소권만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 정부가 결정하지 못한 공소청 보완수사권 부여 여부를 포함하여 검찰개혁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국회가 책임지고 가다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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